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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돋보기]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650여 일의 농성
  • 김민관 대학부장
  • 승인 2016.03.28 22:44
  • 호수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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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울산과학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은 학교를 상대로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임금인상 요구는 파업으로, 파업은 농성으로 이어졌다. 현재 울산과학대학교 정문 앞에는 청소노동자들이 설치한 천막농성장이 서 있다. 농성이 시작된지 오늘(28일)로 652일을 맞았지만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울산과학대학교(이하 울산과학대)와 청소노동자 간 갈등의 시작은 2014년 3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울산지역본부 울산지역연대노동조합 울산과학대지부(이하 울산과학대 노조) 조합원들은 울산과학대를 상대로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당시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은 2014년 최저임금인 시간 당 5,210원을 받고 있었는데, 이를 시중노임단가 수준인 시간 당 7,910원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울산과학대 노조 김순자 지부장은 “시간 당 5,210원으로는 연봉이 1,300만 원 수준에 불과해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일을 하는데도 갈수록 빚이 늘어나는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반면 울산과학대 측은 청소노동자들이 실제로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었으며 인상 요구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울산과학대 기획팀 권용현 팀장은 “연봉이 1,300만 원은 기본급만 말한 것”이라며 “각종 수당과 상여금을 포함하면 연간 2,000만 원에 가까웠으며 이는 웬만한 대학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차가 큼에 따라 교섭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울산과학대 노조는 파업을 선언했다. 김순자 지부장은 “학교는 작업복과 명절에 식용유 한 통 준 것까지 합쳐서 1년에 2,000만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며 “실질적으로 연간 1,600만 원 정도를 받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협상에 진전이 없자 울산과학대 노조는 2014년 6월 16일부터 울산과학대 행정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울산과학대는 법원에 ‘퇴거단행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학교의 재산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권용현 팀장은 “행정본관을 점거해 소란을 피우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 피해가 극심했다”며 “직원들에 대한 욕설과 폭행도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울산과학대의 손을 들어줬고 이때부터 농성장 설치와 가처분신청, 강제철거가 4차례나 반복됐다. 결국 농성장은 대학 정문 밖으로 밀려났다. 김순자 지부장은 “직원들의 폭언과 물리력 사용에 대응한 적은 있지만 절대 먼저 폭력을 행사한 경우는 없다”며 “그럼에도 학교는 계속해서 우리를 몰아냈다”고 전했다.
2년 가까이 농성을 진행하는 사이 임금인상 투쟁은 어느새 복직투쟁으로 변했다. 작년 5월 울산과학대와 청소용역업체 ‘(주)케이텍맨파워’의 계약이 만료되고 ‘(주)에스텍베스트’가 새로운 업체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울산과학대 노조원들의 고용승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권용현 팀장은 “계약 이후 청소노동자들을 위해 채용설명회를 2차례나 열었다”며 “고용승계를 원하면 입사지원을 하도록 했지만 노조원들이 지원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울산과학대 노조 측은 전혀 개선된 바가 없는 업무조건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순자 지부장은 “실무협의에 갔더니 상여금과 수당을 모두 삭감하고 기본급을 인상해주겠다고 했다”며 “계산을 해보니 실질적 인상액은 0원 이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조합원은 20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실업급여 지급마저 끊긴 상황이라 생계비 마련도 막막하다. 하지만 청소노동자들은 농성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울산지역연대노동조합 김덕상 위원장은 “조합원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며 “끝까지 버티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울산지역 노동자들과의 연대도 이어지고 있다. 지지성명이나 연대집회는 물론 지난 23일에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박유기 지부장과 현대중공업노동조합 백형록 위원장이 울산과학대 허정석 총장과 면담을 가지기도 했다. 김덕상 위원장은 “대학 모재단과 관련된 대기업 노조위원장들이 문제 해결을 요구하면 학교 측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3일 찾은 울산과학대학교. 정문 앞으로 청소노동자들이 설치한 농성장이 647일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민관 대학부장  left041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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