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상담기관들은 △인력 △비용 △홍보 △프로그램의 다양성 등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이에 반해 학내구성원들의 복지를 위해 상담기관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대학들도 적지 않다. 이들 대학의 상담기관들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상담을 진행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용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톨릭대학교 △고려대학교 △국민대학교 △서울대학교를 방문했다.

상담 비용 무료,
“학생의 당연한 권리”

이들 네 대학의 상담기관들은 학내구성원, 특히 재학생들에게 무료로 상담을 제공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이 상담센터 운영의 재원으로 사용되는 만큼, 학생들을 위한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서울대학교(이하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 이도형 상담원은 “국립대는 국민의 세금과 학생의 등록금으로 운영된다”며 “국민이자 학생인 이들에게 상담 서비스는 당연히 주어져야 할 권리”라고 밝혔다. 이처럼 심리검사나 상담에 비용이 들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었다. 서울대 A(사회학 11) 씨는 “사설 상담기관은 비싸서 찾아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며 “하지만 대학생활문화원은 무료이면서도 상담의 질이 사설 상담기관에 못지않게 좋다”고 전했다.
가톨릭대학교(이하 가톨릭대)는 무료 상담을 통해 학생의 대학생활 적응력까지 높이고 있었다. 상담을 받은 학생의 학업 능력이 신장되고 학교에 대한 애정도가 높아졌다는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가톨릭대 학생생활상담소 윤아랑 상담실장은 “상담은 학생들의 권리이자, 학교 입장에서는 효과적인 생활 관리의 수단”이라고 전했다.

단과대학, 기숙사에서도 접근할 수 있는 심리상담

이들 대학 중에는 학생들의 상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상담기관을 복수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대는 대학본부 산하의 대학생활문화원 외에도 △인문대학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 △전기공학부 등에서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예컨대,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학생상담센터 ‘자ː우리’는 학생회와 단과대학(이하 단대)의 협의 끝에 작년 3월 문을 열었다. 해당 단대 학생만을 대상으로 상담이 이뤄지며, 많은 수요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활문화원과 연계해 상담을 지원한다. 자ː우리 백근영 상담원은 “매년 자연과학대학 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시행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심리적 어려움이 큰 학생부터 상담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기숙사에서 상담기관이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 가톨릭대는 기숙사인 국제학사에 ‘마음숲’이라는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전임상담원이 상주하며 심리검사 및 상담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소식지를 발행하는 한편, 심리 분야 책을 열람하고 토론할 수 있는 ‘마음책방’도 운영하고 있다. 윤아랑 상담실장은 “매학기 기숙사 입사생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및 인성검사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해석상담을 하거나 심리적으로 어려움이 큰 학생들을 돕는다”고 밝혔다. 서울대 역시 기숙사인 관악학생생활관에 학생상담센터를 둬 △심리검사 △해석상담 △집단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이끌어내다

어떤 상담기관들은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국민대학교(이하 국민대) 학생생활상담센터는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심리검사나 상담 외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영화로 심리를 접하는 ‘수요심리시네마’ △치유적 책읽기를 하는 ‘도서관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심리학 입문 특강인 ‘심리학 톡톡’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대 학생생활상담센터 이지혜 상담원은 “학기별로 프로그램 수요조사를 진행해 다음 학기에 이를 반영한다”며 “작년에는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스트레스 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학교 학생상담센터 역시 △성공적인 대인관계 형성을 돕는 ‘마음을 움직이는 공감 대화법’ △중국인 유학생을 위한 ‘유학생을 위한 대인관계 향상’ △명상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기법을 도입한 마음 챙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 B(경영학 10) 씨는 “학생상담센터에서 제공하는 자존감 높이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다”며 “여러 주제와 형식의 프로그램이 있어 많은 학생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국민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홍보한다

더 많은 학생에게 더 많은 도움을

이미 많은 학생들이 찾고 있음에도, 이들 상담기관은 더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24시간 자살예방전화인 ‘SNU Call' 시스템을 운영한다. 전화로 내방을 권유하고 상담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청원경찰에 의한 긴급 출동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도형 상담원은 “SNU Call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위기대응팀과 상담원들이 항시 대기한다”며 “내규 및 매뉴얼을 기반으로 자살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대 학생생활상담센터의 경우 매년 소식지를 발행하고 ‘꿀맵’이라는 정보지를 제작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배포한다. 또한 각 단대에 상담 부스를 마련해 학생들의 친숙도를 높이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지혜 상담원은 “아직 심리검사나 상담을 받는 것을 정신 이상으로 보는 선입견이 있다”며 “직접 학생들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 서울대학교 대학생활문화원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학생의 모습
(아래) 서울대학교는 자살 방지를 위해 상담원이 24시간 대기하는 ‘SNU Call’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