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문화를 향한 장속곡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인지 본지의 문화면은 매년 대학문화의 침체에 대한 기사를 다뤄왔다. 이즈음 되니 언제 ‘대학로의 부활’이라는 주제로 기사를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대학로의 문제는 문화를 살리려는 주체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대학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지자체, 문화단체, 학생들을 취재해 보면 모두 대학문화의 부재를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도 아니다. 그들은 모두 ‘대학문화를 살리면 구성원들이 서로 상생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대학로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은 항상 존재했다. 학생, 문화단체, 지자체는 끊임없이 각자의 캠페인, 사업 등을 통해 대학로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에 필자가 취재한 ‘P.N.U 해피투게더 협동조합’도 상인들이 대학로를 살리기 위해 모인 단체였고 관련 사업을 계획 중이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들이 항상 있었음에도 대학로의 부활이란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는다.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답은 ‘뭉치지 않는다’였다.
지난 학기 서병수 시장의 문화공약을 취재하면서 그의 문화 공약과 추진 사업에 ‘대학가 창조발전소 조성’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부산 청년문화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청년들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자치구와 대학, 문화단체가 협력한 사업 제안서를 공모하면 선정되는 방식이어서, 우리 학교도 지원할 수 있었다. 주변 문화단체도 많고 학생들의 열의도 강했기에 당연히 우리 학교가 선정될 줄 알았다. 그런데 동의대와 주변 문화단체가 부산진구청과 협력한 곳이 공모사업에 당선됐다. 확인해본 결과 당시 우리 학교는 해당 사업에 지원서를 내지 않았다. 학교와 문화단체의 협력이 잘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정구청이 실시한 대학로 조성사업도 비슷했다. 금정구청은 문화예술교육 특구 지정이나 스마트 거리 사업 등 대학문화 활성화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대학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고 불평한다. 부산대 역사 가까이 설치된 대학문화 공간은 부산대학생들이 즐기기엔 물리적으로 먼 감이 있었다. 예전 한 문화단체인과 이야기했을 때, 그는 이런 사업이 ‘학생들의 이동 경로는 생각하지 않고, 일단 사업을 진행해보자는 식’으로 결정된다고 말했었다.
책상을 구성하는 것은 다리와 판이다. 다리가 하나만 빠지더라도 책상은 불안정해지고 넘어지고 만다. 대학로도 그렇다. 학교, 문화단체, 지자체가 떠받치고 있는 대학문화는 이 중 한 구성원이라도 빠지면 흔들리고 무너지고 만다. 위의 사례는 구성원들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진행하여 무너진 사업들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협동조합이 출범했다. 그들은 대학로 구성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그들과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꿈꾸는 문화를 이룩하는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협동조합은 결국 상업적으로 변질하지 않냐’는 대학로 구성원들의 인식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협동조합은 여태 없던 진짜 ‘협동’ 조합이 생긴 것 같아 필자가 걸고 있는 기대가 크다. 언젠가 부산대학로의 대학문화의 번성에 대한 기사를 쓸 수 있길 꿈꾸며, 오는 21일 그들이 울리는 첫 신호탄인 프리마켓 ‘마롱파이브’가 성공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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