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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없는 연구소, 지원 확대와 특성화로 길을 모색하다
  • 박정우 기자
  • 승인 2016.03.06 07:27
  • 호수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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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부설연구소는 우리학교의 대표적인 연구수행 기관으로 자리 잡았지만, 내실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학부설연구소의 운영과 지원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무엇이 있는지, 연구소가 진정한 연구의 전당으로 자리 잡기 위한 대책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모색해봤다.

 

   

우리 학교에는 극한환경기술융합센터나 유전공학연구소 같은

이공계열 연구소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국공립대 최다 연구소, 내실은 글쎄

  대학정보공시제도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우리 학교의 부설연구소는 3년 연속으로 증가해 2014년 기준 111개에 달한다. 많은 연구소가 존재한다는 것은 대학의 연구 역량이 크다는 의미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학교 부설연구소가 그 수에 비해 내실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 2014년 기준 전임유급연구원을 둔 부설연구소의 비율은 26%(29개)일뿐이다. 전임연구원은 연구소의 운영과 연구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기 때문에 연구소의 내실화에 기여할 여지가 크다. 이에 우리 학교도 전임유급연구원의 수를 계속해서 늘려왔다. 하지만, 전임유급연구원이 있는 부설연구소의 비율이 경상대학교가 54.5%, 서울대학교가 50.6%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학술대회를 포함한 학술행사를 진행한 연구소의 비율도 2014년 기준 22.5%(25개)에 그쳤다. 이는 강원대학교 94.7%, 경상대학교 90.9%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학술행사가 적다는 것은 대학이 사회에 대한 소통과 봉사에 소극적이고, 학술적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문제의 원인에는 실체 없는 ‘유령 연구소’의 난립이 있었다. 적지 않은 연구소가 간판만 달아놓은 채, 대학원 연구와 병행해 비상시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학생생활연구소나 유비쿼터스응용포트물류기술연구센터 등은 학교 조직 명단에 이름만 올렸을 뿐, 최근 학술적 활동이나 성과가 전혀 없었다.

편중되고 부족한 지원

  연구소의 설치나 운영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었다. 연구소가 특정 학문 계열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 우리 학교 전체 연구소에서 각 계열이 차지하는 비율은 △공학 계열 33.7%(37개), 자연과학 계열 16.2%(18개) 등으로 65%가 자연·이공계열 연구소였다. 이에 반해 인문학 계열 연구소는 3.6%(4개), 예술체육학 계열 연구소는 4.5%(5개)에 불과했다. 전임유급연구원이 있는 연구소 29개 중에서도 이공계열 연구소가 68.9%(20개)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연구재단이 발표한 <2013년도 전국대학 대학연구활동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의 전국대학 연구개발비 비중과 궤를 같이한다. 전국대학 연구개발비 5조 3,053억 원의 분야별 배분 비율은 공학 45%, 의약학 19.02% 등으로 이공계열의 연구개발비가 전체의 88.4%를 차지했다. 연구개발비와 연구소 수 모두가 특정 계열에 집중돼있는 상황인 것이다. 김용규(영어영문학) 교수는 “사회나 기업의 프로젝트 지원이 풍족한 이공계에 비해 인문사회 계열은 지원이 제한적”이라며 “한국연구재단 등의 기금 지원이 끝난 인문계열 연구소는 이후 운영이 많이 위축된다”고 전했다.
연구소에 대한 지원 의지도 문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정부연구비 중 대학에 투자되는 비율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계속해서 23% 수준에 머물렀다. 우리 학교의 총 연구비도 2013년 1,441억 원에서 2014년 1,767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작년에는 1,750억 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산학협력단 천정봉 팀장은 “2014년부터 ‘두뇌한국21’ 사업과 ‘대학특성화’ 사업 등의 대형국책사업 수행으로 총 연구비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연구시설과 실험장비의 관리 등 연구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간접비의 경우, 우리 학교 부설연구소에 배분된 금액이 2014년 80억 원에서 작년 76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내실 강화와 지원 확대가 해답

  그렇다면 내실 있는 연구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충분한 전임연구원을 확보해 연구의 효율성을 높인 연구소들이 있다. 2014년 한국민족문화연구원은 전임유급연구원 9명을 두고, 21회의 학술행사를 진행했다. 한국민족문화연구원 차철욱 교수는 “약 30명 정도의 연구 인력이 아젠다 하나를 가지고 공동연구를 진행한다”며 “여러 전문가의 집단연구에서 나온 성과를 토대로 학술행사나 대중사업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법학연구소 역시 2014년 기준으로 전임연구원 5명을 두고, 15번의 학술행사를 진행했다. 법학연구소 김성규 전임연구원은 “교수와 전임연구원의 연구 활동을 바탕으로 학술지까지 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령연구소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부설연구소의 통폐합도 개선 대책이 될 수 있다. <부산대학교 연구시설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은 경우에 따라 연구 시설을 폐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R&D미래전략본부 조은혜 팀장은 “연구소 개소만 해놓고 활동이나 수행 실적이 없는 연구소가 있다”며 “올해는 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몇몇 연구소는 폐지 수순을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부설연구소의 전임연구원 배정 비율과 학술행사 개최 비율이 모두 높은 경상대학교의 경우 엄격한 관리를 통해 연구소의 통폐합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상대학교 산학협력단 최민아 직원은 “매년 실적을 평가해 2년 연속 F등급을 받으면 통폐합을 할 수 있다”며 “실제로 2012년 연구소가 폐지된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소의 특성화도 개선책으로 제시됐다. 전남대학교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은 재외동포 대상연구를 특화시켜, 여러 연구프로젝트를 수주하고 학술행사 개최나 학술지 발행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한상문화연구단 지충남 연구교수는 “연구단은 한글학교와 재외동포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다”며 “해당 연구를 특화시켜 여러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작년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에 선정된 순천향대학교 SCH특수아동교육연구소는 학과 소속 연구소임에도,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SCH특수아동교육연구소 주소영 실장은 “다문화·소외계층·장애 아동 그리고 영재 아동을 중심으로 교육과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연구소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2011년 박종구(광운대 행정학) 교수 연구진이 발표한 <대학 연구력 제고를 위한 대학부설연구소 운영지원 체제 개선방안>은 ‘대학별 전체 예산의 2% 이상의 수준을 해당 대학의 부설연구소의 연구 활동을 위해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연구소의 행정업무를 총괄 지원하는 전담기구를 운영해야 한다’며 ‘행정업무의 일체를 행정전담인력이 처리함으로써 실질적 연구력의 제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우 기자  wjddn13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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