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학생회 주최 ‘청춘콘서트’ 김제동 강연회

   지난 2일, 경암체육관 강당은 평소와 다르게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총학생회가 개최한 ‘청춘콘서트’에 초청된 방송인 김제동 씨의 강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학생들의 얼굴은 강의에 대한 기대로 밝아보였다.

  김제동 씨는 강연에 앞서 자신만의 독특한 강연 방식을 소개했다. 강연의 주제는 정해진 것이 없었고 강연자인 자신이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생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여러분이 스스로 만드는 ‘청춘콘서트’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연은 학생의 질문을 김제동 씨가 받아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이 강연 방식을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에 입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이야기할 권리가 있고 상대가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있다는 것이다. 김제동 씨는 “저는 제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고, 여러분도 자신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면 된다”며 “제 말에 동의하시지 않아도 되고 제 말에 취할 것이 있다면 여러분이 얻어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한 여학생은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 있는데, 주위에서는 남자가 군대를 갔다 오면 달라진다고 해서 걱정입니다”고 물었다. 김제동 씨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앞에 두고, 다른 사람이 ‘저거 먹어봤자 똥이 될 텐데’ 같은 나쁜 말을 한다고 안 먹을 거에요?”라고 되물었다. 여학생은 고개를 저었다. 김제동 씨는 “자기가 좋다는데 남들이 무엇을 이야기하든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여학생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김제동 씨는 “어때요 43살까지 독신이어도 연애상담 잘하죠?”라고 익살스럽게 말했다.
  다음 남학생은 김제동 씨의 대학생활에 대해 물었다. 그는 “강단에 서시는 것을 보면 대학생활도 잘하셨을 것 같습니다”며 “김제동 씨의 대학생활이 궁금합니다”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제동 씨는 “사람 잘못 보셨네요, 저는 2년제 대학을 11년 다녔습니다”라며 “배울 것이 있으면 배우시길 바랍니다”라고 호탕하게 말했다. 김제동 씨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여러분과 다르기 때문에 도움될 것이 없다고 여겼다. 그는 가난해도 대학 등록금을 내고, 취업하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는 시대에 자기가 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금 학생들은 현실적인 목표가 취업이라는 우울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동 씨는 그렇게 만든 앞선 세대로서 자신이 책임감을 느끼고, 앞으로는 청춘 세대가 자부심을 느낄만한 하나의 공유된 가치를 가질 것을 주장했다. 그는 그런 가치로 ‘통일’을 제시했다. 김제동 씨는 “아버지 세대는 산업화, 형님 누님 세대는 민주화, 하지만 지금 청춘 세대는 아무것도 없다”며 “통일은 미래세대를 살 여러분에게 크게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제동 씨는 마지막으로 대학생활이든 연애 생활이든 앞세대를 이어갈 세대로서 주체적인 삶을 만드는 것을 당부했다. 그는 “스스로 주인공 되는 삶은 힘들지만 보람이 있습니다”며 “오늘 만난 여러분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라고 덕담하며 끝을 맺었다.
 
(위) 김제동 씨가 학생의 질문에 눈높이를 맞추어 경청하고 있다
(아래) 지난 2일 경암체육관에서 총학생회가 주최한 강연회 ‘청춘콘서트’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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