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언론협동조합은 대학독립언론들이 협동조합 형태로 상호간의 기사와 정보를 공유하고, 수익을 배분함으로써 상생할 수 있게 하는 단체다. 이전에도 △미국 AP통신 △일본 교도통신 △국민TV △프레시안 같은 언론협동조합이 있어왔지만, ‘대학’만을 중심으로 다룬 언론협동조합의 등장은 대학언론과 협동조합 모두에게 신선하게 다가온다.

대학독립언론의 탄생과 한계

  대학언론협동조합(이하 대언협)의 시작은 각 대학 독립언론의 탄생과 궤를 같이 한다. 학보사에 대한 학교의 탄압과 편집권 침해로 인해, 혹은 대학 내에 공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 독립언론들이 생겨난 것이다. △국민대학교 독립언론 <국민저널>, 성균관대학교 독립언론 <고급찌라시> 등이 그 예이다.
이들은 학교로부터 예속되지 않은 언론을 창간하면서 대학으로부터의 편집권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재정적 불안정은 계속해서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2014년 중앙대학교 독립언론 <잠망경> 강남규(중앙대 정치외교 09) 편집장은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회의할 수 있는 사무실도 없는 상태”라며 “기자들 월급도 못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부대신문> 제1490호(2014년 10월 6일자) 참조). 최근 <고급찌라시>는 언론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을 찾기 어렵다며 무기한 정간을 선언하기도 했다.

대학언론협동조합의 시작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대언협이다. 대언협은 정상석(전북대 경영학 10) 이사장을 주축으로 2013년 5월 26일 설립됐다. <전북대신문> 편집장을 지낸 그는 학보사에서 학교와 주간교수의 편집권 침해를 경험했다. 정상석 이사장은 “총동아리연합회 출범 행사에서 총장이 취업률 제고를 위해 동아리 활동을 자제하라는 취지의 축사를 했다”며 “이에 대해 학생 활동권 침해라는 방향으로 기사를 쓰려다가 제지를 당했다”고 밝혔다. 전국대학생기자연합에서도 활동했던 그는 다른 학보사 기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학교 측의 편집권 침해가 자신만의 일이 아님을 알게 됐다. 이후 서울에서 비슷한 시기 편집권 갈등으로 <외대학보> 편집장에서 사임한 외대언론협동조합 강유나(한국외대 영어11) 이사장과 함께 대언협을 창립했다.
초기의 대언협은 학보사 위주의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학보사 기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사업을 하며 기사교육 플랫폼을 제작했다. 하지만, 대언협은 곧 학보사와 갈라섰다. 정상석 이사장은 “학보사와 사업에서의 견해 차이가 계속돼 회의를 느꼈다”며 “학보사와의 마지막 사업이었던 편집권에 대한 헌법소원 시도가 무위로 끝난 후, 새로운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무렵 강유나 이사장을 주축으로 2013년 8월 외대언론협동조합이 설립됐고, 11월에는 ‘알권리’의 줄임말인 ‘알리’를 이름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독립언론 <외대알리>가 창간됐다. 이 때 대언협은 창간컨설팅을 지원했고, 이를 계기로 독립언론 위주의 사업에 집중하게 됐다. 이후 한동대학교 독립언론 <당나귀>, 동국대학교 독립언론 <앞담화> 등의 창간에 대언협의 지원이 이어졌다. 대언협이 육성과 연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독립언론의 길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독립언론 프로젝트의 결실, N대알리

  이후 대언협은 ‘알리’를 브랜드 삼아 각 대학에 독립언론 프랜차이즈를 확대해 나가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진행한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재정적 시름도 덜었다. 이를 바탕으로 작년 9월에는 성공회대학교에서 독립언론 <회대알리>가 창간됐다. <회대알리> 김서정(성공회대 신문방송학 11) 편집장은 “학내 유일의 언론사인 미디어센터 외에 학교의 소식을 들려줄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다”며 “<회대알리>의 시작에 이어 다른 학교에도 알리가 많이 확장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작년 12월에는 5명 이상의 조합원만 모집되면 선발과정을 거쳐 협동조합 형태의 독립언론 창간을 지원하는 ‘N대알리 프로젝트’가 발족됐다. 이에 따라 세종대학교 독립언론 <세종알리>, 이화여자대학교 독립언론 <이대알리>가 이번 학기 창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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