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우리 학교 ‘2015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이 개최됐다. 따스한 햇살 속에서 총 5,004명의 졸업생들이 우리 학교에서 떠날 준비를 했다. 처음 써보는 학사모의 어색함도 잠시, 졸업생들 모두 환한 웃음으로 졸업을 맞이했다. 가족들과 친구들은 졸업생들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며 앞날에 대해 기대하는 마음을 전달했다.
  이날 우리 학교의 모습은 평상시와 많이 달랐다. 지하철역부터 학교 안까지 꽃을 파는 사람과 사진사들로 시끌벅적했다. 경영관 앞에는 한복을 입고서 학사모를 쓴 졸업생의 모습도 보였다. 순환버스가 졸업식을 찾아온 인파와 많은 차에 가로막혀, 타고 있던 사람들 모두 내려서 경암체육관까지 걸어 오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암체육관에서는 특별한 학위수여가 이루어졌다. 30여 년간 어렵게 돈을 모아 총 1,600만원을 우리 학교에 기부한 기초수급자 할머니의 딸에게 명예졸업장을 전달하는 순서가 마련된 것이다. 할머니에게는 우리 학교 재학 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딸이 있다. 세상을 떠난 딸을 그리워하며 모은 돈을 기부한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에 대한 학교의 보답이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자신의 선행과 신분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이날 참석하지 않아 우리 학교 발전기금재단 관계자가 대신 수여했다. 할머니의 아름다운 마음에 졸업생뿐 아니라 이 자리에 참석한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박수를 보내는 훈훈한 장면이 펼쳐졌다.
  경암체육관 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 곳곳에서 행복한 분위기는 가득했다. 생물관 앞은 졸업생과 사진을 찍는 가족들로 붐볐다. 부모님과 학사모를 바꿔 쓰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학사모를 던지며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을 비친 졸업생들도 눈에 띄었다. 최순희(지질환경과학 12) 씨는 “감회가 새롭고 기분이 좋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그녀의 어머니 김은숙(수영구, 52) 씨는 “딸이 학교에서 열심히 생활해서 부모로서 행복했다”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딸의 졸업을 축하했다.
  졸업을 해서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는 졸업생도 있었다. 박승욱(미생물학 09)씨는 “졸업을 해서 홀가분하지만, 사회로 나설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오후에도 졸업식은 계속됐다. 수학관 앞에서도 여전히 학사모를 쓴 졸업생과 축하하러 온 가족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박정용(나노소재공학 12) 씨는 “기분은 얼떨떨하다”며 “대학교 졸업식은 내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졸업생들이 생물관 앞 조각공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기초수급자 할머니에게 전달될 졸업장을 발전기금 관계자가 대신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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