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짧아지는 해와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때가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해는 저물고 있지만, 우리 학교에는 두 가지의 새로운 ‘시작’이 있다. 우리 학교를 대표할 총장임용후보자와, 학생 사회를 대표할 총학생회·단과대학 학생회가 각각 당선된 것이다. 지난 17일 진행된 제20대 총장임용후보자 선거에서 전호환(조선해양공학) 교수가 1순위 총장임용후보자로 당선됐다. 이어 지난 25일 ‘헤이!브라더’ 선거운동본부가 당선되고 단과대학 학생회 선거도 마무리됐다.
이들 대표는 각각의 위기 속에서 당선됐다. 학내구성원이 뽑은 총장임용후보자는 임명 제청이 받아들여질지 매우 불투명하다. 전국 국공립대학 중 유일하게 직선제로 총장임용후보자 선거를 진행해 교육부의 ‘눈엣가시’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총장임용후보자 선거가 큰 잡음 없이 진행됐음에도, 교육부는 여전히 임명 제청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간선제로 뽑은 총장임용후보자들조차 거부하고 있다. 공주대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등 대학의 총장임용후보자는 교육부의 방침에 대응하기 위해 소송을 벌였다. 우리 학교의 총장임용후보자도 이 상황을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 나갈지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학생 사회는 몇 년 째 이어진 학생들의 무관심에서 온 위기로부터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절반을 겨우 넘기는 투표율은 이미 익숙하다. 문제는 선거권을 행사하려는 학생 뿐 아니라 ‘피선거권’을 행사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3년째 단선으로 진행된 총학생회뿐만 아니라, 좁은 학생 사회인 단과대학 학생회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5개 단과대학에서 아무도 학생회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것이다.
총학생회도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매해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가 나설 때마다 전체 학생들과 소통하고, 학생회를 통한 대의제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학생으로서, 그리고 학보사 기자로서 지내온 3년 동안 총학생회의 모습을 지켜봤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학생들과 소통하고 대의제를 강화하는 방식에 있어 어떠한 진보도 느끼지 못했다. 다른 학생들 역시 필자와 마찬가지여서 학생회 활동의 중요성을 느끼질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두 대표들의 위기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학내구성원의 목소리를 위임받아 대표하고 있는 이들인 만큼, 우리 모두가 당면한 위기다. 이들의 잘잘못을 물을 사람도, 대표성이 위협받을 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도 바로 학내구성원이다. 학내구성원 모두 임기 기간 동안 끊임없이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부대신문>은 학내 언론사로서 주어진 역할을 성실히 할 것을 약속하는 바이다.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지면 발행은 잠시 쉬고 내년 봄 새 학기와 함께 이뤄지겠지만, 방학 중에도 인터넷 <부대신문>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학내외로 효원인의 목소리를 알리고 지키기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다. 두 위기가 극복될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도 <부대신문>과 함께 목소리를 내주길 바라본다. 

 오나연 대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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