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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의 골칫덩이 노점, 우리와 상생할 수 있을까?
  • 신지인 기자
  • 승인 2015.11.28 08:00
  • 호수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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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앞 노점들이 보행권 침해와 도시 미관을 저해할 뿐 아니라, 납세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반면 노점상은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해당 문제 해결과 동시에 상생의 해결책을 모색해 봤다.

지난 26일 찾은 우리 학교 앞 ‘젊음의 거리’. 저녁이 되자 거리 곳곳에 위치한 노점들이 하나둘씩 장사를 개시했다. 환한 조명 아래 액세서리를 파는 노점들은 젊은 여성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하지만 인도 위에 놓인 액세서리 좌판과 모여든 손님들 때문에 통행로가 막혀버렸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부딪힌 시민들이 서로 ‘미안합니다’하고 사과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그 옆에는 따뜻한 국물이 있는 분식 노점이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버린 음식물은 버젓이 길거리에 나뒹굴고 있었고, 시민들은 이를 피해 건너다니고 있다.

   
 (왼쪽) 지난 26일 찾은 부산대학교 앞 노점 거리, 인도 위에 들어선 노점들로 보행면적이 좁아진 상태다
(오른쪽) 노점 가판대가 도로까지 침범해 가판대 바로 옆으로 버스가 지나다니고 있다

인도 위를 점령한 노점, 보행권 침해에 미관 저해까지

올해 들어 부산광역시 금정구청에 제기된 노점 관련 민원은 48건. 그 이유 중 하나는 노점들이 보행로를 차지해 보행권이 침해받는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노점들은 인도와 차도에 걸친 상태로 영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선이나 휴대용 의자 등 인도에 불법 적치물을 내놓고 있다. 이곳을 지나던 유아영(부산진구, 21) 씨는 “노점들 때문에 보행로가 정체돼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거리의 미관을 해친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식품을 취급하는 노점의 경우, 음식물 찌꺼기를 하수구에 버리거나 국물을 바닥에 버리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전선을 주변 가로수에 휘감아 두거나, 영업 중 생긴 쓰레기를 길가에 방치해 눈살을 찌푸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경애(금정구, 56) 씨는 “지나다니다 보면 노점 주변에는 항상 청결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노점상인들 “생계 유지를 위해서는…”

사실 부산대학로의 노점상 문제는 한두 해 반복된 것이 아니다. 길 위에서 영업하는 노점들은 그 존재 자체가 불법이다. 또한 이들이 임대료와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받는다. 금정구청은 주민들이 노점에 대한 민원을 제기할 때마다 노점 단속을 하고 있다. 금정구청 도시안전과 홍인철 주무관은 “단속을 할 때마다 영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영업 물품들을 가져오지만 효과는 그때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점상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영업을 하고 있어 당장 그만둘 수는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20년 넘게 부산대학로에서 분식 노점을 해온 A(금정구, 64) 씨는 “당장 장사를 그만두면 어떻게 생계유지를 해야 할 지 너무 막막하다”라고 말했다. 13년 동안 액세서리 노점에서 장사한 B(동래구, 57) 씨는 “갈수록 장사가 어렵다”며 “굳이 단속을 안 해도 충분히 영업이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금정구뿐 아니라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주기적으로 노점 운영을 중단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제 철거보다 상생의 길 찾아야
전문가들은 노점을 합법화해 통행권 침해와 탈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아(한양대 도시공학) 교수는 “노점상들을 단순히 불법으로 치부하지 말고 지역 상인들과 협의해 거리의 특색을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 교수는 노점상의 양성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생계 유지형으로 운영하는 노점들이 많아 이들을 무조건 단속하는 것이 아닌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조언처럼 노점을 해당 거리만이 지닌 특색으로 만들어 노점 문제를 해결한 사례도 있다. 바로 부산 중구에 위치한 ‘부평깡통시장’이다. 이곳은 원래 수많은 노점이 늘어서 있어 우리 학교 앞과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중구청은 각 노점을 일정한 규격의 매대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하고, 기존 상인들이 문을 닫는 시간에 영업을 시작하도록 했다. 그 결과 부평깡통시장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필수코스로 지정될 정도로 활기를 찾았다. 김형준 사무과장은 “노점을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시장도 살리고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밝혔다.
서울특별시 성북구에 있는 ‘연세로’도 노점 문제를 해결한 사례다. 지역구청은 노점들의 탈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점 운영의 양성화 정책을 펼쳤다. 2007년부터 성북구청은 <노점상특별계획>을 통해 노점들이 세금을 내고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노점상 연합회와 주변 상점,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노점자율개선위원회를 성북구청이 개최해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도시디자인과 조기호 팀장은 “노점 운영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사람들과 민주적인 회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았다”라고 말했다.

신지인 기자  amig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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