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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힘으로 세상을 칠하다] 색, 보이는 그대로가 전부는 아니다
  • 김민관 기자
  • 승인 2015.11.09 06:28
  • 호수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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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음식은 빨간색이다? 파란 조명에서는 귀신이 나올 것 같다? 사람들은 색을 보면 특정한 의미나 느낌을 기대한다. 색이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색을 인지할 수 있는 것일까? 색은 우리 생활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사람은 색을 어떻게 구분할까
색 인식은 물체에 반사된 빛이 우리의 눈 속으로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눈’이라는 렌즈를 통과한 빛은 망막에 맺힌다. 망막에는 색과 명암을 인지하는 감광세포가 있는데, 이 중 하나인 원추세포가 색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적추체 △녹추체 △청추체 세 종류의 원추세포가 빛의 파장에 반응해 뇌로 전기신호를 보내고, 뇌에서 이를 해석하여 색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박창호(전북대 심리학) 교수는 “원추세포는 특정한 빛의 파장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넓은 범위의 파장에 반응한다”며 “빛의 차이에 따라 반응하는 패턴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색을 인식하는 과정에는 뇌도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예를 들어 같은 색의 물체가 서로 다른 조명 아래에 놓여 있다면, 물체에 반사돼서 눈으로 들어오는 빛 역시 서로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두 물체의 색이 크게 다르다고 느끼지 못한다. 색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뇌가 일정 부분 보정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용을 ‘색채 항상성’이라고 부른다. 박창호 교수는 “우리 눈은 물체에서 반사된 빛의 파장과 조명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을 분리해서 해석한다”며 “마치 귀가 말소리와 주변의 소음을 분리해서 인식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말했다.

같은 색 봐도 다르게 느껴진다

   
올해 초 인터넷에서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됐던 드레스. 이 드레스의 색을 파란색과 검은색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흰색과 금색으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색채 항상성은 상대적인 보정일 뿐 조명에 따른 색의 차이를 완전히 해소시켜주진 못한다. 사람마다 개인차도 존재한다. 올해 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흰색·금색-파란색·검은색 드레스 색깔 논쟁이 예이다. 미국의 월간 잡지 <와이어드(wired)>는 <The Science of Why No One Agrees on the Color of This Dress>라는 기사에서 드레스 색깔 논쟁을 색채 항상성을 통해 풀어냈다. 해당 기사에서 베빌 콘웨이 신경과학자는 “시각 시스템은 햇볕의 변화를 중심으로 유채색을 보정한다”며 “뇌가 파란색을 보정하면 흰색과 금색을, 노란색을 보정하면 파란색과 검은색을 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색채 항상성이 사람마다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기억과 경험도 색을 인식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09년 서울 수서경찰서와 강남구청은 개포2동과 4동에 범죄예방 목적으로 파란색 가로등을 설치했다. 2005년 일본 나라현에서 파란색 가로등을 도입해 범죄 발생 건수를 감소시켰던 선례를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긍정적인 반응만큼이나 ‘귀신이 나올 것 같다’는 반발도 있었다. 심리적 안정의 효과를 가졌다는 파란색을 보면서도 어떤 사람들은‘귀신이 나올 때 깔리는 배경색’이라는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당시 한 주민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납량특집극에서나 보던 푸른 불빛이 무서워서 다른 길로 돌아다닌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민관 기자  left041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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