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에서 성적 장학금을 줄이고 저소득층 장학금을 늘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4일 고려대학교가 성적 장학금 폐지와 저소득층 장학금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서강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등도 성적 장학금 축소에 동참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와 다른 대학들은 현재 어떻게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을까.

 

우리 학교, 성적 장학금 비중
상대적으로 높아

우리 학교의 교내 장학 제도는 △성적우수 △학업지원 △교내근로 △국가보훈, 북한이탈주민 등을 위한 기타 장학제도로 나뉜다. 이 중 성적우수 장학금과 학업지원 장학금의 비중이 가장 크다. 학생과 송영순 직원은 “성적우수 장학금은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지급하며, 학업지원 장학금은 한국장학재단의 소득분위 지표를 사용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전자는 성적 장학금, 후자는 저소득층 장학금이라는 의미다.
대학정보공시제도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 학교의 장학금은 성적 장학금이 약 84억 4천만 원, 저소득층 장학금이 약 49억 8천만 원 규모다. 성적 장학금의 규모가 더 큰 것이다. 이에 송연순 직원은 “저소득층 학생들은 이미 국가장학금을 통해 충분히 보전을 받은 상태”라며 “사립대와 달리 등록금 부담이 낮아 성적우수 장학금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저소득층 학생들이 국가장학금만으로도 등록금을 충분히 지원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대학 중심으로
성적 장학금 축소 물결 일기도

몇몇 사립대학은 성적 장학금을 폐지하거나 축소하고 저소득층 장학금 규모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연간 60억 원 정도의 성적 장학금을 폐지하기로 했다. 성과를 내는 학생보다 필요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다. 이화여자대학교는 올해부터 일정 학점 이상의 학생 모두에게 지급하던 ‘우수2’ 장학금을 폐지해 연간 110억 원에 달하던 성적 장학금을 축소하기로 했다. 이화여대 장학복지팀 관계자는 “장학금 운영에서 경제적 부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강대학교도 2012년 23억 원에서 2014년 17억 원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성적 장학금을 축소해 왔다. 같은 기간 동안 저소득층 장학금은 약 37억 원에서 48억 원으로 늘어났다. 서강대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성적 장학금 수혜 인원은 유지하되 지급 규모를 축소했다”며 “지난 몇 년간 충분히 축소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현행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성적 장학금 규모를 비슷하게 유지할 계획이다. 우선 우리 학교와 재정 상황이 비슷한 국립대학들의 경우, 보통 성적 장학금의 비중이 더 큰 편이다. 경북대학교, 전남대학교, 충남대학교 등은 2014년 기준 저소득층 장학금보다 성적 장학금을 8~11억 원 가량 더 많이 편성했다. 전남대 학생과 고재진 직원은 “이미 50% 이상의 학생들이 국가장학금의 혜택을 충분히 보고 있다”며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립대학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성적 장학금에 60억 원 가량을 추가 편성하고 있는 홍익대 학생처 이종민 직원은 “성적 장학금을 폐지하거나 축소할 계획은 없다”며 “저소득층 장학금을 늘리더라도 성적 장학금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각 대학별 장학금 수혜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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