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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교과서] “교실에서 바라본 역사 교과서, 언론에 비춰진 것과 다르다”
  • 신지인 기자
  • 승인 2015.11.01 05:54
  • 호수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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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표방하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학교 현장에 있는 역사 교사와 장차 역사를 가르치게 될 예비 교사들은 국정 교과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을 만나 검·인정 교과서와 국정 교과서에 대해 이야기 해봤다.

   
 

<대신중학교 구준모(역사교육 02, 졸업) 교사>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느끼는 검·인정 교과서와 국정교과서의 차이가 무엇인가?
교사로 처음 임용됐던 2009년 당시에는 국정 교과서로 가르쳤지만, 2년 뒤 제도가 바뀌어 검·인정 교과서로 가르쳤다.
두 교과서의 차이점은 확연히 드러난다. 검·인정 교과서는 시장 체제에서 다른 교재와의 경쟁해야 하므로 국정 교과서보다 더 연구한 흔적이 보인다. 최신 연구 동향을 반영하고 교사의 수업 흐름도 고려한다. 교재와 함께 동봉된 CD를 통해 사진, 영상, PPT 등 교사가 참고할 만한 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검·인정 교과서는 컬러감과 시각 자료들도 많다. 학생 또래의 캐릭터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반면, 단일 교과서인 국정 교과서는 흑백 톤이라 단조롭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나?
개인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 하는 말이 있다. ‘이것은 선생님의 개인적인 판단과 시각’이라는 것을 먼저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판단의 근거와 이유를 들어, 학생들로 하여금 생각할 기회를 준다. 매 순간 나의 말에 의심하고, 무조건 믿도록 하지 않기 위해서다.
교육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의 소통이다. 학생들은 하나의 관점보다,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 줄 때 판단력이 높아진다. 다양한 역사관을 취합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교육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받아 들이는가’는 학생들이 판단할 몫이다.

△최근 1인 시위 등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정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교과서 국정화가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2011년, 우리는 이미 수많은 논의 끝에 기존 국정 교과서를 검·인정 제도로 전환시켰다. 검·인정 교과서는 자유발행제도로 발전하기 전의 징검다리다. 다시 국정 교과서로 회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여당 의원들이 교과서의 서술 편향성을 주장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정화 논란이 뜨거워지자 학생들도 ‘주체사상’과 같은 부분에 대해 궁금해 한다. 교과서에는 ‘김일성 숭배와 독재에 이용된 사상’이라고 명백히 나와 있다.
정치가들은 6·25 전쟁과 관련해 ‘현행 교과서가 남한이 침략했다고 가르치기도 한다’며 우려하지만, 실제로 교과서에는 전혀 그런 내용이 없다. 북한의 침략으로 전쟁이 일어났다고 서술돼 있다. 정치가들이 어떤 교과서를 봤는지 모르지만, 그들의 말과 사실은 다르다.

 

   
 

<역사교육과 박소언(13) 회장>
△역사교육과 학생들이 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지난달 15일 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과 차원의 국정화 반대 성명 발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80여 명의 학생이 만장일치로 성명 발표 안건을 통과시켰다. 우리가 국정화를 반대하는 근본적 이유는 역사 교육학도로서 역사 교육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다양한 역사관을 교육해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것이 역사 교육이다. 당연히 하나의, 올바른 역사 교재란 존재할 수 없다.
국정화의 목적도 합당하지 않다. 교육부는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 하나의 역사 교과서를 제작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국민들은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나뉘었다. 제작 단계에서부터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데, 제작 이후 어떻게 국민을 통합할 수 있겠나.

△국사를 국정 교과서로 배웠던 세대다. 학생 입장에서 느꼈던 검·인정과 국정 교과서의 차이는 무엇이었나?
고등학교 때까지 국사 과목은 국정 교과서로, 근현대사는 검·인정 교과서로 배웠다. 근현대사 과목은 이미지가 잘 활용돼 있어 공부하는 것이 덜 지루했다. 탐구 활동의 기회도 많이 주어졌다. 하지만 국정 교과서인 국사는 그렇지 못했다. 역사 과목을 좋아하는데도 ‘국사는 지루하고 단편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현행 교과서의 역사 서술이 좌편향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실제로 배울 때 그렇게 느꼈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검·인정 교과서인 근현대사를 배울 당시에도 느끼지 못했고, 최근 교과서를 다시 살펴봐도 그렇다.
교과서가 ‘좌편향 됐다’는 주장의 근거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또한 한 개인의 역사 해석인 것이다. 그들도 해석하는 방법이 나름 있듯, 교과서들도 고유의 역사관을 서술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교사들은 학생들과 토론하고, 학생들은 생각할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교육부의 교과서 국정화 계획이 공식 발표됐다. 본인이 국정 교과서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면 어떨 것 같나.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역사 교사의 꿈을 포기할 순 없기 때문에 방안을 찾을 것이다. 방안 중 하나는 ‘배움책’이라 불리는 대안 교과서를 만드는 것이다. 교사의 주도 아래, 학생들과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며 교과서를 제작한다. 전문가가 교과서 전체 집필을 맡는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학생들도 참여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이상적이지만 이런 방식이라면 학생들에게 꼭 맞는 교재로 교육할 수 있을 것이다.

 

 

신지인 기자  amig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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