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 학교 학내구성원들 역시 국정화 교과서 반대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대학의 역사 관련학과 학생들이 기자회견 후 침묵 시위를 이어나갔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이 논의되자, 지난 9월 15일 우리 학교 역사 관련 교수 24명은 국정화 교과서 반대 선언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 정신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 중단을 요구했다.
지난달 12일 교육부가 행정예고를 통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학내구성원의 반대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우리 학교 역사 교수 24명 전원은 지난달 15일 국정 한국사 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앙정현(역사교육) 교수는 “정치적 중립성과 자주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면, 역사학자로서의 전문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며 “거부 선언은 일종의 지식인 양심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음날, 총학생회가 부산대학교민주동문회와 함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교수 △비정규 교수 △학생들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선언문’을 낭독하며 국정화를 추진하는 현 정부를 규탄했다.
이어 22일에는 역사 관련 비정규교수 및 대학원생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배혜정(사학) 강사는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길을 제시해야 한다”며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대학 구성원들이 지역 단위로 연대해 국정화 교과서 반대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경남지역 대학의 역사 관련 교수 88명은 국정화를 반대하고 국정 교과서 집필을 거부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장동표(역사교육) 교수는 “한 가지 사건을 보는 시각을 하나로 통합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상식적인 일”이라며 “역사 연구자로서 국정화 교과서 집필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리 학교 학생들 역시 타 대학 학생들과 목소리를 모았다. 지난달 25일, 우리 학교를 비롯한 부산·울산·경남 지역 6개 대학의 역사학과 학생들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기자회견 및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다양한 인식을 배제하고 하나의 역사 해석을 강요하는 행위를 비판하며 우리 학교 정문에서 도시철도 부산대역까지 침묵시위를 펼친 것이다. 역사교육과 박소언(13) 회장은 “예비 역사교사로서의 사명과 책임을 가지고 이번 일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총학생회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대학생 단체 연맹 및 전국 100만 대학생 서명운동’ 참여를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승인받았으며, 현재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고 있다. 국정화를 반대하는 ‘전국 대학생 공동행동’에도 참여해, 지난달 31일 부산·울산·경남권 대학과 함께 부산 진구 서면에서 침묵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교육부는 오늘(2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후, 오는 5일에 한국사 교과서 국정 체재를 확정 고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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