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생 마무리는 어떨까?고령에 손주들 앞에서?혹은 노쇠하여 수면 중에 편안하게?대부분은 자기 죽음에 대해선 의외로 긍정적인 것 같다. 나 또한 같이 자란 사촌 누나의 갑작스러운 장례식 소식을 듣기 전까진 그랬다. 그때 내가 생각했던 인생 마무리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누구라도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죽을 수 있고, 내일이 100% 보장되어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시니와 혀노의 <죽음에 관하여>라는 책을 추천한다. 전공서적에다 교양과목 필수도서들, 그리고 독서동아리에서 여태까지 읽어왔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같이 어려운 책들도 많다. 근데 굳이 만화를 추천하는 것에 대하여 의아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깊은 울림이 있는 훌륭한 책이다. 작품 속에서 죽음은 지나치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지만 죽음이 있기에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죽음이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존재에 있음을 알려준다.
이 책에는 두 작가 중 시니가 군 복무를 소방서에서 하게 되면서, 직접 피부로 맞닥뜨린 수많은 죽은 사람들을 보고 느낀 경험들이 담겨있다. 매 화마다 옴니버스식의 전개로 막연한 죽음이란 소재에 ‘신’이라는 핵심인물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는 신은 죽음을 관장하는 위엄 있는 절대자지만 이 책의 ‘신’은 그와 달리 젊은 남자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사람이 죽어서 신을 만나게 되고 그 신은 각자에 따른 ‘마지막’을 준 후에 모든 기억을 지우고 새롭게 태어나는 구조다. 죽음이란 무거운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에 놀라울 정도로 그 죽음을 세세하게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함축적인 메시지와 매 화마다 사고, 자살, 살인 등 다른 소재의 이야기를 풀어가며 가끔 상상도 못 한 반전의 전개 속에서 뭉클한 감동과 교훈을 주는 좋은 책이다.
사람은 모두 언젠가 죽지만, 자신만은 절대로 죽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며 산다. 하지만 반드시 끝은 찾아온다. 죽음에 관해 아직 젊은 20대에 한 번쯤 생각해본다면, 앞으로의 삶에 대한 자세가 좀 더 진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에 관하여’를 추천한다.

 이승형(지질환경과학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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