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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가 바뀐 규정, 성적 정정에 차질 많아
  • 박정우 기자
  • 승인 2015.10.11 05:45
  • 호수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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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조회 및 정정 기간. 떨리는 마음으로 강의 평가를 작성하고 성적을 조회한 김효원 양은 좌절하고 만다. 과제도 열심히 했고 시험도 그럭저럭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A과목의 성적은 ‘C+’다. 교수님에게 묻지 않는 이상, 과제와 시험의 점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김효원 양은 메일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저는 00학과 김효원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학기 성적에 이의가 생겨서 연락드립니다…’.

 

   
 (일러스트=김보나)

학기 말이 되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자신이 받은 성적에 이의가 있는 학생을 위해 운영 중인 ‘성적 이의 신청 제도’. 과연 우리 학교의 성적 이의 신청 제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다른 학교의 경우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우리 학교는 매 학기 말에 성적 입력 및 정정 기간을 두고 성적에 이의가 있는 학생들을 위해 ‘성적이의신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있다. 성적이의신청 방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방법’ 없는 이의신청 규정

우리 학교의 성적이의신청 제도는 <부산대학교 학사운영규정>(이하 <운영규정>)의 ‘제2절 시험과 성적’에 규정돼 있다. 해당 규정에는 △교과목 담당 교수의 기간 내 성적 평가 및 입력 의무 △학생의 성적 열람 및 성적 정정 신청에 대한 권리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의신청 방법과 절차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태다. 김주현(사학 15) 씨는 “원칙적인 얘기만을 담고 있는 것 같다”며 “이의신청 방법 및 세부적인 사항에 있어서는 설명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성적에 대해 이의를 갖는 중 하나는 성적의 산출 배경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성적을 조회할 때 알 수 있는 것은 최종 성적의 등급뿐이기 때문이다. A(토목공학 09) 씨는 “현행 성적 산출 방식은 세부 항목의 성적에 대한 구체적인 명시가 없다”며 “구체적이고 정확한 성적 파악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미비한 이의신청 절차에 교수·학생 모두 불편 토로

학생들은 성적에 대한 이의를 전화, 메일 등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담당 교수가 이에 대해 답변해야 할 의무는 없다. 때문에 담당 교수에게 연락이 닿지 않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B(기계공학 09) 씨는 “정정 기간에 해외체류 중이시거나 항상 부재중이신 교수님도 있어 이의신청을 못 한 친구도 있었다”고 전했다.
성적 입력 및 정정 기간 끝에 성적이 입력돼, 학생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고스란히 지나가 버린 경우도 많았다. 홍성현(토목공학 11) 씨는 “어떤 교수님은 성적 입력을 유독 늦게 하셔서, 성적 정정에 차질이 있던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이의신청 제도를 남용해 무리한 부탁을 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홍성화(역사교육) 교수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정을 근거로 성적 정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면 난감하다”고 말했다. 상대평가 방식의 경우 성적 등급을 배정하는 비율이 정해져 있어 이의 신청에 대한 심적 부담이 크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재영(교육학) 강사는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이의 신청을 하지 않은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당위도 있어 채점 및 성적 정정 시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정정 시간에 대한 규정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 조원옥(사학) 강사는 “외출 중이거나 개인 용무 때에도 성적이의신청 전화가 올 때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에 대한 구성원들의 요구 목소리도

학생들은 현행 성적이의신청 방법과 절차가 더 명확해져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A 씨는 “기준을 더 명확히 해 낭비적인 이의신청은 줄여야 한다”면서도 “더불어 성적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창구에 대한 여러 기준들이 명확히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성적표기 방식이 상세해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승하(언어정보학 12) 씨는 “지금의 채점 방식은 전적으로 교수님들의 재량에 달려있다”며 “객관성을 위해서라도 성적 표기가 좀 더 구체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수들 역시 이의신청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성적의 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규(영어영문학) 교수는 “이의신청 시 시험지와 성적에 대해 세부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며 “세부 항목까지 나열하며 설명해주면 학생들이 거의 수긍한다”고 말했다. 박재영 강사도 “성적 기준을 학기 초에 명확히 설명해준다”며 “성적에 대해서도 학생이 원하는 만큼의 채점 결과와 기준을 설명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총학생회 학생권리위원회에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 성적 기재’를 추진하고 있다. 학생권리위원회 이예진(독어독문학 10) 위원장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나눠 성적을 공개하는 방식을 학사과에 문의했다”며 “이번 중간고사부터 시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학 본부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박정우 기자  wjddn13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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