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난 요즘은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익는 좋은 계절이다. 올해 달력도 몇 장 남지 않아서 한 해 목표의 결실을 점검해야 하기에 누구나 분주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내가 2학기에 담당하는 교과목은  <벤처창업경영론>으로 창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사상 최대의 취업난 속에 창업이라고 쉬울 수 없지만 창업을 꿈꾸는 젊은 대학생들과 다양한 창업사례를 보면서 함께 토론하고 공부하고 있다. 한국은 인구가 5천만 명에 불과한 어중간한 국가라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를 운영할 수 없고 필연적으로 수출 중심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따라서 요즘 창업하는 벤처기업 중에서는 스타트업 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Born Global’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 우리 학교 동문이 세운 ‘Midas IT’라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있다. 거대한 교량이나 대형 건축물을 건설하기 전에 지진, 바람, 열 등 자연 요소를 시뮬레이션해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한 강소기업이다. 이 회사도 언론에 보도가 되고 입소문이 나면서 입사 경쟁률이 500대1이 넘어 아무나 쉽게 취업할 수 없는 기업이 되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고, 행복하기 위해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산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고난을 참고 견뎌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누구나 쉽게 성공할 수 있고 쉽게 행복해진다면 그 가치는 별로 높지 않을 것이다. ‘Midas IT’의 이형우 동문은 ‘직원이 행복해야 기업이 행복하다’라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경영을 하고 있으며,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인본주의 경영을 직접 실천하면서 특강도 하신다. 좋은 직업을 가지고 높은 연봉을 받는 전문직이라고 매일 행복하지는 않다. 대통령은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졌지만 과연 매일 행복할까? 젊은 대학생들을 보면 생기발랄한 모습과 달리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느껴져서 안쓰러운 연민의 정이 솟아난다.
내가 대학생일 때는 민주화 투쟁으로 전국이 최루탄 연기 속에 하루하루 불안한 나날들이었다. 취업보다는 조국의 민주화와 운명에 대해 밤새워 고민하고 선배, 동료들과 토론을 하던 시절이었다. 지금 대학생들은 나와 같은 거시적 고민보다는 본인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 나름대로 힘든 나날을 보낼 것이다. 부모님들이 좋아하는 대기업에 취업한다고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기업의 평균수명은 15년 정도이고, 세계 1위의 기업이었던 NOKIA도 하루아침에 망할 수 있다. 대기업에 취업해도 평생직장이 아니고 중년의 나이에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야 한다. 나 역시 교수로서 정년퇴직 후 제2의 인생을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다. 
요즘 50대 창업이 증가하면서 국내 치킨집 수가 맥도날드 전 세계 가맹점보다 더 많다는 통계를 볼 때 생계형 창업은 심각한 레드오션으로 성공률이 지나치게 낮다. 젊은 나이에 패기와 창의적이고 독특한 생각으로 창업을 한다면 설사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그것은 본인에게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다. 좁은 국내 시장이 아니라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향해 나아가면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대기업에 취업에 성공해도 언젠가는 퇴사를 해야 하고, 뒤늦게 창업하는 것보다 젊을 때 창업하여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지 않은가? 진정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창업으로 연결시킨다면 그것이 진짜 행복이 아니겠는가? 젊은 대학생들에게는 무한한 기회가 열려 있다. 종업원이 되기보다는 본인이 경영자로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사는 것은 어떠할까?
 최수형(경영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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