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르게 사는 것과 비슷하게 사는 것 중 정상적인 삶은 무엇일까. 누구나 이에 대해 고민해 본적 있을 것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마이 플레이스>도 관객들에게 이 같은 의문을 던진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정상적인 삶은 무엇인가요?’

박문칠 감독은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영화에 담아냈다. 이야기는 캐나다로 유학을 갔던 여동생이 갑자기 배 속의 아이와 함께 돌아온 것으로 시작된다.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를 낳겠다고 선언하는 그녀. 그때부터 박문칠 감독은 카메라로 가족들의 모습을 담는다. 여동생의 이해할 수 없는 발언에 가족들은 당황하지만, 동생과 그녀의 아들인 소울이를 통해 점차 변화해간다. ‘비정상’이라고 생각했던 삶을 사는 동생이 누구보다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박문칠 감독은 이름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이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자신과 다르게 사는 동생의 모습을 보며 ‘과연 정상적인 삶이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남들과 똑같이 살아온 자신, 남들과 다르게 사는 동생의 모습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해진 길만 걸어왔던 그는 더 재밌는 일을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영화 감독이 된다.
감독의 부모님 역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각자의 길을 걷는다. 아버지는 몽골로 떠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시작한다. 가족을 조용히 뒷바라지만 해온 어머니는 동생과 함께 캐나다로 떠난다. 가족들은 진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뿔뿔이 흩어져 다른 삶을 살아간다.
누군가는 이 가족을 비정상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대학 졸업과 취업, 결혼과 출산의 정해진 순서에 따라 살아가는 것을 정상이라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절차를 벗어나는 사람들은 ‘비정상’이 된다.
<마이 플레이스>는 이런 우리들에게 ‘다름’이 결코 ‘틀린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동생은 행복한 삶을 위해 ‘다름’을 선택한다. 영화는 결국 자신의 자리를 찾은 동생을 보여주며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정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의 다름이 우리에게 생소했기 때문에 비정상처럼 보였을 뿐, 결코 그들이 잘못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도, 정작 현실에서 마주하는 ‘다름’에는 두려움을 느끼고 만다. 결국 사람들은 남들과 최대한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차이를 감춰간다. 그리고 이를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이라 믿으며 나를 숨기는 데 능숙해진다. 영화는 이런 우리들을 위로하고 있다. 어쩌면 단순한 가족 영화. 하지만 이를 보는 관객들이 잔잔한 울림을 느끼는 것은 이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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