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탐사선 뉴호라이즌스 호가 9년 만에 명왕성에 도착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사상 최초로 명왕성 탐사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많은 천문학자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태양계 행성으로서의 지위를 박탈당한 지도 9년, 다시 명왕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명왕성은 태양의 빛이 도달하기까지 5시간 반이나 걸리는 태양계의 가장 외진 곳에 있다. 그래서 명왕성의 평균 기온 영하 223도로 얼음 행성이라고도 불린다. 외지고 차가운 명왕성은 이름도 특성에 따라, 저승의 신의 이름 ‘플루토’를 따서 지어진 것이다.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 역시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현세에서 명계로 넘어가는 배의 뱃사공의 이름이다. 이러한 이유로 뉴호라이즌스 호에는 명왕성을 최초로 발견한 클라이드 톰보의 유골 28g과 그가 명계에 도착했을 때의 뱃삯 25센트 주화가 담겨있다.

명왕성의 행성지위 박탈
 
   
 NASA에서 촬영한 명왕성의 모습
명왕성은 2006년 8월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 학회에서 태양계 행성으로서의 지위를 박탈당했다. 클라이드 톰보가 명왕성을 발견한 지 76년 만이었다. 이날 열린 학회에서 제정한 태양계 행성으로서의 조건을 명왕성이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국제천문연맹에서 제정한 태양계 행성으로서의 조건은 첫째,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둘째, 충분한 질량을 가져 정역학적으로 평형을 유지할 수 있는 구형에 가까운 형태를 지니며 셋째, 궤도 주변의 다른 천체로부터 지배권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중 명왕성은 첫째와 셋째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명왕성이 첫째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은 것은 명왕성의 공전궤도가 다른 행성에 비해 타원을 그린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다른 행성들의 원형 공전궤도와 달리, 명왕성은 타원의 공전 궤도에 따라 중심이 두 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왕성은 타원형인 공전궤도 때문에 8번째 행성인 해왕성보다 안쪽에 위치했을 때도 있었다. 1979년부터 1999년까지는 태양계에서 가장 외진 행성은 명왕성이 아닌 해왕성이었다. 
이어 명왕성은 셋째 조건도 충족하지 못했다. 명왕성의 5개 위성 중 가장 큰 카론은 명왕성의 크기의 반이나 되며, 명왕성을 중심으로 공전하기에는 중력이 너무 크다. 때문에 명왕성이 중심이 아니라 명왕성 역시 5개의 위성들과 함께 한 중심을 돌고 있는 것이다. 이에 과학적으로 카론 및 5개의 천체는 위성이라는 말에 걸맞지 않고, 명왕성 역시 주변의 다른 천체로부터 지배권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위 같은 사유로 명왕성은 공식적으로 태양계 행성에서 공식적으로 퇴출당하여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 더 이상 명왕성이라는 이름이 아닌 소행성 식별번호 134340이 된 것이다.
 
찬밥 신세였던 명왕성, 다시 관심의 빛을 받다
 
명왕성은 태양계 행성으로 분류될 때도 학술적으로 탐사의 가치가 없었다고 여겨졌었다. 영하 223도인 명왕성은 이론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최저 온도인 절대영도(영하 273.15도)에 가깝다. 얼음만이 존재하고 생명체가 살 수 없어 죽은 행성이라 여겨진 명왕성은 탐사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뉴호라이즌스 호가 탐사하기 전, 보이저 1호가 명왕성을 탐사할 계획이었지만 낮은 관심과 적은 예산으로 탐사 계획에서 제외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뉴호라이즌스 호 탐사 계획의 책임자 앨런 스턴은 명왕성 탐사를 강력히 주장했다. 명왕성의 공전주기 248년이 돌아와 최적의 탐사 기회가 생긴 것이다. 2006년 2월 이전까지 탐사선을 발사할 수 있다면 거리도 해왕성 근처로 가깝고, 중간에 위치한 목성의 중력을 이용해 명왕성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이 기회가 천문학적으로 중요한 기회라고 주장해, 탐사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인류 최초로 명왕성 탐사를 성공한 뉴호라이즌스 호
뉴호라이즌스 호가 지난 7월의 탐사 결과, 앨런스턴이 주장한 바대로 학술적 가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학교 손영종(천문우주학) 교수는 “태양계에서 멀리 떨어진 만큼 아직 사라지지 않은 태양계 행성 형성의 기원에 대해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명왕성의 탐사결과는 대기를 발견해 얼음뿐인 행성이라는 생각을 깨었다. 실제 뉴호라이즌스 호가 찍은 사진에 의하면 명왕성의 표면에는 화산 활동의 흔적이 발견됐던 것이다. 3,500m 높이의 산이 발견되어 활발한 지각활동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었다. 충남대학교 김용하(천문우주과학) 교수는 “과거 화산 활동이 활발한 때에는 온도가 높아서 액체로 된 물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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