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부터 이틀 동안, 우리 학교 학생 302명에게 한글·우리말 시험지를 나눠주고 문제를 풀도록 했다. 학생들이 우리말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오답률과 그 요인을 분석해봤다.
우리말 시험은 △한글날 △표준어 △외래어 표기 △띄어쓰기 영역 등 총 9문제로 구성됐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험지를 받아들고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자신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학생들이 풀어본 시험 결과를 분석해 보니, 가장 높은 오답률을 보인 영역은 띄어쓰기였다. 8번과 9번 문제를 틀린 학생들은 각각 전체 302명 중 132명(43.7%)과 222명(61.6%)으로, 평균 52%의 오답률을 기록한 것이다. 강지현(약학 12) 씨는 “평소 맞춤법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는데, 띄어쓰기 문제가 무척 헷갈렸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틀린 9번 문제는 올바른 띄어쓰기 표기를 고르는 문제였다. 답은 ‘네시 사십오분 육초’였다. 하지만 오답인 ‘제 123회 졸업식’이 정답보다 많은 선택을 받았다. 116명(38.4%)의 학생들은 접두사인 ‘제-’를 띄어쓰는 것으로 오인하고 답을 고른 것이다. 이처럼 학생들은 띄어쓰기 문제에서 접사와 명사를 혼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음으로 높은 오답률을 보인 영역은 총 3문제로 구성된 외래어 표기였다. 해당 영역의 평균 오답률은 48%를 기록했다. 외래어를 표기할 때는 <외래어 표기법>을 지켜야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그러지 못했다. 외래어 표기 영역에서 ‘Accessory’의 표기 방법을 묻는 6번 문제의 오답률이 가장 높았다. 표기법에 따라 ‘액세서리’로 표기해야 하지만, 다른 답을 선택한 학생이 58.6%나 됐다. 정래성(건축공학 12) 씨는 “해당 문제의 난이도가 중상급이었다”며 “외래어를 표기하는 방법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장 오답률이 낮았던 문제는 한글날의 날짜를 묻는 1번 문제였다. 문제를 틀린 학생은 30명(10%)이었다. 그 중 ‘10월 5일’을 답으로 선택한 응답자는 10명이었고 ‘10월 8일’을 고른 사람은 9명이었다. 한글날 영역 다음으로 표준어 영역의 오답률이 낮았다. 해당 영역의 평균 오답률은 29%였다.
문제를 풀어본 학생들은 ‘한글과 우리말을 더욱 바르게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혜연(신문방송학 05) 씨는 “평소 한글에 대해 관심이 부족했다”며 “앞으로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한편, 학생들이 올바른 한글 사용을 어려워하는 이유가 생활 습관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권경근(국어국문학) 교수는 “학생들이 인터넷이나 문자 메시지에 익숙해져 올바른 규범에 맞지 않는 표기를 자주 사용한다”며 “의식적으로라도 바르게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문학과 학생들이 ‘한글·우리말 영역’ 시험지를 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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