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몸에 밴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특히 나쁜 습관은 고치기가 더욱 힘들고, 오래 갖고 있으면 어딘가에 적신호가 켜지기 마련이다. 총학생회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헌데, 이것이 특정 개인이 아니라 총학생회의 ‘내력’이라고 부를 만큼 자주 일어나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가보자. 지난 2009년 총학생회 선거, 휴학 상태였던 신창주 씨가 총학생회 선거 정후보에 후보를 등록한 사건이 발생했다. 선거 시행 세칙에 따르면 피선거권자는 ‘선거가 시행되는 학기에 재학중인 자’로 규정돼있다. 그러나 후보 등록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계절수업 복학신청자’로 피선거권을 확대한 것이다. 학내구성원들에게 회칙 개정에 대한 어떠한 일언반구도 없었다. 학생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4년 뒤, 총학생회 최소정 전 회장이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이후 권한 위임 단계에서 이예진 전 부회장과 일부 중앙운영위원의 휴학 여부가 알려졌다. 총학생회 회원은 재학생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당시 중앙운영위원 및 중앙선거관리위원 자격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리고 또 다시 2년이 흘렀다. 얼마 전, 총학생회 최혜미 전 부회장이 학사경고 연속 3회 누적으로 제적 당해 부회장 직을 상실했다. 문제는 제적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중앙운영위원회에 참가하는 등 총학생회 활동을 지속했다는 것이다. 이후 해당 사건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인 상태다. 그리고 학생들도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지난 몇 년간 기본적인 규칙 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총학생회를 꾸준히 봐왔다. 그리고 사건이 터지고 난 이후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총학생회의 태도 역시 봐왔다. 지겹도록 꾸준하다. 이제는 이런 생각마저 든다. 몇 년 뒤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학생 회칙을 어길까. 기본 중의 기본도 지키지 못하는 총학생회를 위해 얼마나 많은 예외와 경우의 수를 회칙에 명시해야 하는 것일까.
  지금까지 총학생회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알려왔다. 하지만 동시에 학생회 회칙이라는 최소한의 원칙을 지키지 못했고, 학생 사회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이것은 총학생회 활동을 스스로가 부정한 것이며, 학생들을 돌아서게 만들었다. 그동안 총학생회가 했왔던 만행들에 학생들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가. 실망한 모습이 역력하다.
  학생들의 이 같은 기조가 계속해서 유지되자 총학생회가 학생 회칙의 개정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에 열린 하반기 대의원총회에서 참석자들은 학생회칙 개정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 총학생회 전문을 통해 ‘부산대학교 총학생회는 아직 우리의 역할이 남아있음을 알고, 투명하고 민주적인 운영으로 새벽벌을 밝혀 나가야할 의무를 지닌다’고 밝혔다. 필자는 총학생회가 전문을 통해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생들을 실망시킬 사건이 또다시 터진다면, 더 이상 학생 사회의 회생은 없다. 한 번 켜진 적시호가 다시 꺼지기는 쉽지 않을 일일 것이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문제들, 더 이상 학생들이 기시감을 느낄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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