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콤 글래드웰(Malcolm Gradwell)의 사회 현상에 대한 호기심을 부러워한다. 그는 ‘일반적인 규칙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라는 의미의 <아웃라이어(Outliers)>에서 다음과 같은 사회현상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다.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이주하여 펜실베니아주 로제토 마을에 정착한 사람들은 65세 미만 사람들 중에 심장마비 환자가 왜 한 사람도 없는지? 1997년 8월 5일, 왜 하필이면 한국국적기인 대한항공이 괌에 추락했는지? 왜 미국의 유명 운동선수 중에는 유독 1월에서 3월에 출생한 사람들이 많은지? 왜 1953년에서 1956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 중에 컴퓨터 귀재가 많은지? 왜 동아시아 국가들의 학생들이 수학을 잘하는지? 이러한 사회현상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그러려니 하고 지나친다. 그러나 말콤 글래드웰은 호기심을 갖고 일반적인 규칙을 넘어서는 그 무엇을 찾으려 했다. 

  나는 얼마 전 취미로 하는 클라리넷을 연주한 적이 있다. 연주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엉망진창이었는데, 연주 후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하고 생각하던 중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서 보았던 ‘일만 시간의 가치’가 생각났다. 그는 왜 어떤 사람은 위대한 연주가가 되고 어떤 사람은 평범한 연주가에 머무는가에 호기심을 가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대한 연주가가 되는 사람은 타고난 재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음악에서 세계적인 연주자와 평범한 연주자의 차이는 일만 시간을 연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차이라고 말한다. 평범한 연주자들은 어릴 때 일주일에 세 시간 이상 연습하지 않았고, 그 결과 20세가 되면 모두 2,000시간 정도 연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계적인 연주자는 어릴 때부터 매년 연습시간을 꾸준히 늘려 20세가 되면 총연습시간이 1만 시간 정도 된다는 것이다. 일만 시간은 대략 하루에 세 시간씩 10년간 연습한 시간과 같다. 
  이 부분에서 무릎을 치게 되는 부분은 ‘타고난 천재’는 없다는 것과 ‘미완의 대기’도 없다는 것이다. ‘타고난 천재’, 즉 노력하지 않고 정상에 올라간 연주자는 없으며, ‘미완의 대기’, 다시 말해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엔 뭔가가 부족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학문은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학생들이여, 사회현상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왜 그럴까?’라는 호기심을 가지며 다시 생각하기 바란다. 그러면 어느 순간 대단한 발견을 하게 될 것이다.
 
박병현(사회복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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