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학생 A 씨는 오늘도 기타를 메고 홍대 앞 거리로 나섰다. 공연 자리를 맡은 A 씨는 곧바로 기타를 꺼내 연주를 하며 노래를 시작했다. 조금씩 사람들이 모이며 공연 분위기는 무르익어갔다
부산대학교 학생 B 씨도 거리 공연을 위해 기타를 꺼내고 연주를 시작했다. 공연을 시작한지 15분, 너무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와 B 씨는 결국 공연을 중단했다

대학교 인근의 거리를 칭하는 ‘대학로’. 대학로라 하면 번화한 거리, 청춘들로 가득한 공간, 북적거리는 분위기 등이 떠오른다. 한국대학문화연합회 김상균 사회공헌팀장은 “대학로란 단순히 말하면 대학교 앞 거리지만, 대학생들이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등 ‘대학·청춘 문화’를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라고 정의했다. 또한 문화단체 ‘이야기현상소’ 범영균 대표는 “대학로는 대학문화와 청춘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청춘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자 대학문화를 담은 그릇이 대학로라는 것이다.
서울시에 위치한 홍익대학교(이하 홍대) 인근의 대학로는 이러한 청년들의 문화가 잘 정착된 장소다. 버스커들과 그들의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대학문화를 즐기고 있었다. 길거리 공연을 하는 버스커 강진환 씨는 “오래전부터 공연문화가 자리 잡아 현재의 대학로라는 문화 공간이 조성된 것 같다”고 밝혔다.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은 이러한 대학로 문화를 즐기기 위해 홍대 앞을 자주 찾는다고 전했다. 양수진(서울시, 25) 씨는 “매번 올 때마다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어 종종 방문하게 된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을 거쳐 대학로의 대표격이 된 공간이 홍대라면, 순천대학교(이하 순천대) 앞 대학로 ‘청춘길’은 새롭게 조성되기 시작한 장소다. 올해 1월부터 순천의 청년활동가와 학생, 그리고 순천대 인근의 상가번영회가 의기투합해 ‘쓰레기 없는 거리 만들기’와 ‘벽화 그리기’ 등 대학로 조성사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청춘길’은 다른 대학로와 같이 대학생들이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 장소다. 범영균 대표는 “어느샌가 순천대 앞에서 대학생들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며 “그 이유가 대학로의 부재라고 생각했고, 이후 대학로 청춘길 조성사업을 시작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지난 6월부터는 학생과 상가 주민들이 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사고 팔고 놀장’이라는 뜻의 ‘고고장’을 운영하고 있다. 고고장은 △프리마켓 △공연 △전시 △놀이공간으로 구성된 문화 프로그램으로, 순천대학로를 활성화 시키고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학생들 역시 대학로를 조성하는 취지에 공감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순천대 서한슬(사회복지학 14) 씨는 “청춘들이 놀 만한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고고장에 참여했다”며 “이러한 행사를 통해 청춘들의 공간이 잘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두드릴수록 더 높이 뛰는 청년, 지역과 함께’라는 의미를 가진 청년문화단체 ‘두더지’는 순천대 학생들이 대학로 조성을 위해 모여 만든 단체다. 그들은 대학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학로 조성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문화단체 두더지 김대완(전기제어공학 09) 대표는 “순천대 학생들이 학교 앞 대학로에서 문화를 즐기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워 대학로 조성을 돕게 됐다”며 “변화 중인 대학로가 점차 주민들과 학생들의 소통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어 기대된다”고 전했다.
 

순천대학로의 '고고장'에서는 대학생과 상가번영회, 주민들 모두가 함께 대학로 문화를 즐길 수 있다
홍대 앞 대학로에서 청춘들이 자유롭게 버스킹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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