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연구자들과 신진 연구자들이 집단 토론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2시, 우리 학교 인덕관 소회의실에서 ‘로컬리티의 인문학 제2회 학문 후속세대 학술세미나’가 로컬리티(지역성)를 주제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약 20여 명의 전문가들과 관련 전공 학생들이 모여 신진 연구자들과 선배 연구자들의 열띤 현장을 지켜봤다. 이번 세미나는 세 연구자의 연구 발표와 토론자들의 토론, 그리고 참관인들의 질의와 해당 연구자들의 답변으로 진행됐다. 선배 연구자들의 날카로운 논평으로 세미나의 분위기는 갈수록 무르익어 갔다.

  첫 발제자인 안수현(일어일문학 박사 01) 씨는 ‘투어리즘에 대한 로컬리티의 고찰’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그는 “로컬리티의 관점에서 투어리즘을 성찰함으로써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며 발제의 취지를 밝혔다. 그는 존 어리의 <관광객의 시선>을 주요 텍스트로 하여 논지를 전개했다. 이 책은 미셸 푸코의 ‘시선’의 개념을 차용하여 관광에 있어 ‘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의 관계를 담고 있다. 안수현 씨는 국가·자본과 결탁한 ‘보는 자’가 타자인 ‘보여지는 자’를 지배적 시선으로 봄으로써, 관광에서 소외된 ‘보여지는 자’는 타자화, 종속화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같은 ‘보는 자’의 시선을 제1 시선이라고 소개하고, ‘보여지는 자’가 ‘보는 자’에게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조작된 시선을 제2 시선이라고 설명한다. 종국에 그는 제1 시선을 넘고, 제2 시선을 아울러 제3 시선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의 연구는 “신자유주의의 첨병이 된 관광이 일상성과 진정성을 갖춘 로컬리티의 시선인 제 3시선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다음 차례인 손주란(중어중문학 박사 10) 씨는 ‘도시 산책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홍콩의 공간과 장소’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홍콩이 19세기 무차별적 의미의 ‘공간’에서 21세기 가치와 의미가 부여된 ‘장소’로 나아갔다고 주장했다. 발터 벤야민의 도시 인상학 이론에 기반한 그의 연구는 도시를 산책자와 아우라의 개념으로 파악하며 개인이 특정한 장소에서 느끼는 ‘장소감’에 주목한다. 홍콩의 소설가 예쓰(也斯)의 삶과 작품을 중점적으로 연구했다는 그는 “1970년대 홍콩 출신 작가들이 문단에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도시 산책자로서 이들은 자신만의 ‘장소감’으로 자신의 고향을 그려냈다”고 그 의의를 밝혔다.
  끝으로 김숙경(EU학 박사 14) 씨는 ‘문화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 도시의 발전을 꿈꾸다’를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문화도시’라는 이름에서 창출되는 문화의 활성화와 도시재생에 주목한다. 이른바, 문화도시모델이다. 유럽문화수도로 선정된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가 보인 극적인 변화가 그의 주된 관심 대상이다. 그는 “주력 산업인 석탄 산업 쇠퇴가 초래한 글래스고의 도시 경제 후퇴가 1990년 유럽문화수도로 선정되며 극적으로 반전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이와 비교할 모델로 2016년 코리아문화수도로 선정된 시흥을 들며, 시화공단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가진 시흥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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