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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제와 간선제의 명과 암[두 총장 선출 방식의 차이점]
  • 김민관 기자
  • 승인 2015.08.30 06:12
  • 호수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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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故 고현철(국어국문학) 교수가 ‘총장직선제(이하 직선제) 수호’를 외치며 투신했다. 이틀 뒤인 19일 대학본부는 직선제로 복귀할 것을 공표했다. 이어 다른 국립대학의 교수회들도 직선제 복귀를 선언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간선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총장 선출 방식은 우리 학교만이 아니라 대학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직선제는 어떤 제도이기에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을까. 또 교육부가 주장하는 총장 선출 방식은 어떤 것일까.

 
민주화 물결과 함께 
다시 찾아온 직선제
 
  직선제란 대학 구성원들이 직접 투표로 총장을 선출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직선제는 1953년 제정된 <교육공무원법>에 최초로 그 근거로 두었지만 이후 군사정권이 들어서며 폐지됐다. 이후 민주화의 물결과 함께 직선제가 부활하기 시작했고, 우리 학교도 1991년부터 직선제를 시행했다.
  2014년 3월 31일 자로 폐지되기 이전의 <부산대학교 총장후보자 선정 규정>에 따르면, 총장 선거에서 전임강사 이상의 교원과 재직 상태에 있는 직원이 투표권을 가질 수 있었다. 단 직원 투표권의 반영비율은 직원 단체의 의견을 들어 교수회에서 정하며, 그 비율은 교원 투표권의 반영비율보다 낮았다. 학생에게는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이 같은 직선제는 그동안 대학 민주화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구성원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대학의 대표자인 총장을 선출한다는 점 때문이다. 황한식(경제학) 명예교수는 “직선제는 대학 자율성 유지의 최후의 보루”라고 전했다.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 김재호(전자공학) 위원장 역시 “직선제는 진리와 자유라는 대학의 가치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선제 방식에서 △선거과열로 인한 부정 △교수 간 파벌 형성 △선심성 공약 남발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계속됐다. 실제로 2011년 진행된 우리 학교 총장선거에서는 1순위 득표자인 정윤식(통계학) 교수가 불법선거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재선거가 치러졌다. 2012년 전남대 총장 선거에서도 금품 제공 등 부정선거 논란이 일어 검찰조사가 진행됐다. 때문에 정부는 2012년부터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을 통해 직선제의 개선을 강하게 추진했다.
 
교육부, ‘간선제’ 실시 요구
 
  교육부는 2012년 1월 발표한 ‘2단계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을 통해 직선제의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선거에 의한 선출방식은 배제’하고 ‘총장임용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가 임용추천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일명 ‘총장간선제’로 불리는 방식이다. △교원 △직원 △학생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총추위가 총장 후보자들의 자격을 심사하고 투표해 최종 총장임용후보자 2명을 선정하는 형태다.
  교육부는 선진화 방안에 ‘자율적으로 직선제를 개선한 대학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그리고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 직선제 개선 여부를 평가지표로 포함시켰다. 이에 전국의 국·공립대학들은 기존의 직선제를 포기하고 총추위 구성을 위한 규정 마련에 들어갔다. 그러자 교육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작년 3월 ‘2014년 대학 재정지원 사업에 반영되는 국립대 총장 직선제 요소 추가 알림’이라는 공문을 발송한 것이다. 해당 공문에는 무작위 추첨이 아닌 방식으로 총추위를 구성하는 것은 직선제적 요소가 있는 것으로 본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총추위 구성 절차에서 학내구성원의 선거와 같은 직선제적 요소를 모두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모든 국립대학들은 직선제적 요소가 완전히 없어진 새로운 방식으로 총장 후보자를 선출하게 됐다.
 
민주성과 직선제 폐단 해소 
모두 놓친 교육부 안
 
  그러나 교육부가 제시한 총장 선출 방식에서도 문제는 발생했다. 경북대학교는 2012년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전환한 후 2014년 총장 선거를 치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총추위 구성 오류 △총추위 위원의 대표성 논란 △총추위 외부위원의 소속 단체 유출로 인한 불법 선거운동 등 적지 않은 문제가 뒤따랐다. 역시 간선제로 총장 선거를 치렀던 공주대학교에서도 2순위 후보자가 선출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소송을 제기하고, 1순위 후보자가 실적을 부풀렸다고 주장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와 함께 무작위로 구성된 총추위를 통한 총장 후보자 선출은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추위 위원을 선정하는 과정에 있어 학내구성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통로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경북대 교수회 김유경(사학) 부의장은 “총추위 위원에 대한 정당한 위임 절차가 전무한 이 방식은 간선제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 역시 “총추위 위원을 민주적으로 선출하는 과정이 없는 상태에서, 위원들이 구성원들을 제대로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간선제로 총장 후보자를 선출해도 교육부의 임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남는다. 공주대학교와 경북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10개월 이상 총장 자리가 공석이다. 학내에서 총추위를 통해 후보자를 선출했지만 교육부가 사유도 밝히지 않은 채 임용 제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총장만 임용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김재호 위원장은 “말 잘 듣는 총장을 뽑겠다는 게 교육부가 간선제를 요구한 이유가 아니겠나”고 말했다. 임희성 연구원은 “교육부의 정책으로도 직선제의 폐단이 바로잡아지지 못했다”며 “더욱이 과거 직선제만큼의 민주성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관 기자  left041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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