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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시도부터 복귀 합의까지, 직선제를 돌아보다[우리 학교 총장직선제의 역사]
  • 박정우 기자
  • 승인 2015.08.30 06:05
  • 호수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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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0일부터 직선제 폐지에 반대하는 교수들이 212일 간 총장실 회의실 점거 농성을 벌였다

   최근 우리 학교의 총장직선제(이하 직선제)를 둘러싸고 학내·외의 갑론을박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것은 최근만의 일이 아니다. 2000년부터 오늘날까지, 총장직선제와 관련된 우리 학교의 모습들을 되짚어 봤다.

 
직선제를 둘러싼 줄다리기의 시작
 
  민주화의 흐름에 발맞춰 1991년 직선제가 실시됐으나, 2000년 교육부가 제동을 걸었다. 당시 발표한 ‘교육발전 5개년 계획’에 △선거 과열 △파벌 형성 △보직 남발을 근거로 국공립 대학의 직선제 폐지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국·공립대학 구성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당시 전국국공립대교수협의회(현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하 국교련)는 교육부 정책에 반발하며 전국교수대회를 열었다. 회장을 맡았던 황한식(경제학) 명예교수는 “당시 교육부는 직선제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직선제를 폐지하려 했다”며 “이는 대학의 자율성을 제한하려는 시도”라고 전했다.
  2000년 당시 한 발 물러섰던 교육부는 2005년부터 △대학 경쟁력 강화 법안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 등을 통해 직선제 폐지 정책을 다시 추진한다. 교육부 대학정책과 최현석 사무관은 “직선제의 부작용과 이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적지 않았다”며 “따라서 직선제 개선 정책이 요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직선제 유지 입장을 고수해 왔다. 후보자 시절 직선제 유지를 약속했던 김기섭 총장은 당선 이후 “총장직선제 폐지와 같은 중대한 사안은 우리 대학 구성원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며 “외부의 간섭에 의해 결정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대학본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재정 지원 압박에 
‘오락가락’ 본부   
 
  하지만 2012년 4월 우리 학교가 교육부의 재정 지원 사업인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대학본부(이하 본부)의 입장이 바뀌게 된다. 직선제 폐지 여부가 해당 사업의 평가 지표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우리 학교는 약 60억 원의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는 직선제 관련 학칙을 폐지하지 않으면 우리 학교를 구조조정 중점 추진대학으로 선정한다는 방침을 밝힌다. 
  이에 본부는 직선제 요소가 삭제된 ‘총장 공모제’ 도입을 추진하게 된다. 같은 해 6월 교수회가 실시한 교수총투표에서 58.4%가 직선제 유지에 찬성했으나, 본부는 그 결과를 반한 것이다. 당시 교수회장을 맡았던 이병운(국어교육) 교수는 “2012년 8월에 본부 측은 교무회의에서 총장 직선제 폐지로 학칙을 개정했다”며 “이는 교수총투표 결과를 일방적으로 무시한 것”이라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학내구성원은 △212일간의 총장실 점거 농성 △김기섭 총장을 대상으로 한 ‘학칙 개정 무효 소송’ 제기를 통해 본부 측에 반발했다. 이에 2013년 3월 본부는 한발 물러나 학칙을 다시 개정해 직선제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교수회와 협의를 진행했다. 9개월간의 논의 끝에 2013년 12월 본부와 교수회는 ‘총장 선정 규정은 교수회 총회에서 총투표로 최종 확정한다’고 합의한다.  
  하지만 교육부가 이에 제동을 건다. 작년 1월 직선제 폐지를 압박하는 공문을 본부에 발송한 것이다. 이로 인해 같은 해 3월 본부는 교무회의를 통해 직선제적 요소를 전면 삭제한 자체 규정을 확정한다. 이에 교수회는 규정의 심의를 거부하는 등 본부의 결정에 반발하지만, 본부는 규정 마련이 지방대 특성화 사업 공모를 위한 임시 조치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본부의 소극적인 협의 태도와 약속 불이행에 작년 12월 교수회는 합의대로 ‘총장 선정 규정’ 교수총투표를 진행한다. 그 결과 84%가 교수회 안(직선제)에 표를 던져 본부를 더욱 압박했다. 한편 학칙 개정 무효 소송에서 부산고등법원이 1심의 본부 측 승소 판결을 뒤집고 교수회 측 승소 판결을 내리며 학칙 개정으로 분위기가 굳어져 가는 듯 했다. 
 
계속된 갈등 끝에 도출된 합의
 
  본부는 교수회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기섭 총장은 앞서 2014년 11월에 사과의 메시지를 담은 이메일을 발송하며 “2015년 5월까지 구성원들의 의견을 물어 총장 선출 방식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약속했던 올해 5월이 되자 김 총장은 투표 결과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참고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어 6월에는 “직선제로 결정했다면 이로 인한 총장 공백, 재정적 지원 거부 등의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총장공모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다. 이에 교수회 측은 △본부 앞 천막농성 돌입 △임시총회를 열어 총장 불신임 및 사퇴 요구 △비상대책위원회 김재호(전자공학) 위원장의 단식 농성으로 대응했다. 
  본부와 교수회 양 측의 첨예한 대립상황-은 지난 17일 故 고현철(국어국문학) 교수의 투신 이후 급변한다. 본부와 교수회는 지난 19일 총장직선제 복귀를 최종 합의했다. 교육부는 총장 직선제 개정 여부에 관한 명확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최현석 사무관은 “당국 차원에서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해 신중히 재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정우 기자  wjddn13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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