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문화·건축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부산문화회관의 장소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달 28일, 부산문화회관 소극장에서 ‘문화회관의 장소 활용방안’을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고성호 건축가의 발제로 시작된 포럼은 주제에 대한 문화·건축 분야 전문가들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각 전문가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공간 활용 방안들을 발표하며 ‘시민과 단절된 부산문화회관’이라는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고성호 건축가는 부산문화회관(이하 문화회관)의 접근성 개선을 제안했다. 문화회관의 위치가 사람들이 찾기 어려운 곳에 있어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문화회관이 심리적으로 멀게 느껴진다는 이유도 한 몫 했다. 그는 “시민들이 ‘문화회관은 공연과 전시만을 위한 곳’이라고 생각해 심리적 거리감을 느낀다”며 “특정 예술을 위한 장소일 뿐 시민들에게는 가깝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학교 이성호(도시공) 교수는 “이전부터 논의되어 온 ‘문화의 거리’를 하루빨리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회관부터 부경대와 경성대로 이어지는 거리를 문화가 있는 대학로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현재 문화회관의 시설이 공연자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2010년, 문화회관은 22년 만에 내부 보수 공사를 진행했지만 공연자가 아닌 관객의 편의만을 고려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관람석이나 관객 화장실의 개선만 이뤄졌을 뿐, 공연장과 대기실의 보수 등 공연자의 편의를 위한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음악협회 손금숙 이사는 “공연장 대기실의 위치가 실제 공연의 동선을 방해한다”며 “공연은 왼쪽부터 등장하지만, 대기실은 오른쪽에 있어 공연을 하는 데 불편함을 겪는다”고 이야기했다.
  예술의 전당 조내경 홍보부장은 서울 예술의 전당을 예시로 들며 문화회관이 개선되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예술의 전당은 문화회관과 같이 1988년 개관해 올해로 27년 째를 맞이했다. 그간 예술의 전당은 공간마다 다른 매표소나 식당·편의시설의 부족 등으로 많은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시민들도 예술의 전당을 자주 찾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비타민 스테이션’을 준공하면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비타민 스테이션은 △매표 △휴식 △쇼핑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존 예술의 전당 입구를 재구성하며 만든 공간이다. 조내경 홍보부장은 “비타민 스테이션의 준공이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되돌렸다”며 “문화회관의 경우 예술의 전당보다 더 큰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단절된 시민과의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까지 공연 관람 이외의 이유로 문화회관을 찾는 시민들의 수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조승구(동명대 건축) 교수는 “문화회관이 누구를 위한 시설인지 확실히 해야 할 것”이라며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시민과의 소통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광역시청 공원운영과 이동흡 공원계획팀장은 “문화회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공연이 없는 시간에도 문화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라며 “앞으로 많은 고민과 이야기를 통해 부산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