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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시리즈] 월급이 오르면 경제가 살아난다고?
  • 김윤경 사회부장
  • 승인 2015.05.18 03:21
  • 호수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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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노동계 최대 이슈는 임금 인상이다.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임금 인상’이 대세로 떠오른 것이다. 경제계에서 ‘월급을 올려 경제를 살린다’는 소득 주도 성장론이 대두되면서, 정치계까지 ‘임금 인상’을 표방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미 서울특별시 등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들은 최저임금을 웃도는 ‘생활임금’ 제도를 도입했다.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소득 주도 성장론’은 대체 무엇일까?

노동계의 계속된 외침,
정치권이 변화하다

노동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었다. 노동자의 임금과 현실 생계 유지비의 격차가 크다는 이유였다. 2015년 현재, 법정 최저임금은 5,580원. 주 40시간씩 하루도 안 쉬고 일한다고 해도 한 달(30일 기준)에 130만 원 정도를 받는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미혼 단신 노동자 실태 생계비 150만 원(고용노동부 최저임금위원회)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부가 권고하고 있는 공공부문 노동자 임금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2015년 정부 권고 노임단가는 시간당 8,019원으로, 월 192만 원에 이른다. 민주노총 박성식 대변인은 “현행 최저임금은 OECD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것도 모자라 우리 사회에서 임금의 ‘최고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근로자의 생존뿐만 아니라 실질적 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속된 요구에도 묵묵부답이던 정치권은 최근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수 인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난 3월 최저임금 인상을 제안한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가 반발하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 입장을 밝히면서 임금 최저선 상승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세로 떠오르는
‘소득 주도 성장론’

정치권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세계적 흐름과 함께한다. 최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저임금을 시간당 7.25달러에서 10.10달러 이상으로 인상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보수당과 노동당 양당 모두가 생활임금제를 지지하고 나섰다. 중국 등 인근 국가도 꾸준히 임금 인상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추세는 세계 경제 학계에서 ‘소득 주도 성장론’이 대두되면서 시작됐다. 소득 주도 성장론은 ‘근로자 임금이 적정 수준으로 올려 경제성장으로 나아간다’는 이론이다. 이미 충분히 소비하고 있는 부자들은 소득이 는다고 해서 소비를 늘리지 않지만, 빈곤층은 소득이 확대되면 곧바로 소비 지출을 늘린다. 소비가 증가하면 기업들은 공급을 늘려 총 생산량이 증대될 것이고, 기업이 새로운 투자를 시작하면서 고용량 또한 늘어난다. 쉽게 말하면, 저소득층의 임금을 늘려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경기 전체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홍장표(부경대 경제) 교수는 “저성장 기조가 팽배한 경제 상황에서 임금 인상은 내수 시장 활성화의 계기가 된다”고 전했다.

월급과 경제의 상관관계,
그것이 알고 싶다

   
 

재계는 여전히 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이 지불해야 할 임금이 늘면 고용을 감소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부유층의 투자·소비 증가가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로 이어져 경기 전체를 부양한다는 ‘낙수 효과’ 이론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도 만만치 않다. 낙수 효과 이론과 달리, 실제 우리 사회에서는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저소득층의 소득이 증가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용역 조사 결과, 지난 40년 동안 임금 인상률이 경제성장률에 크게 못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임금 인상이 경제 성장을 촉진 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홍장표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임금 상승률 △경제성장률 △노동생산성 증가율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는 논문 <한국의 기능적 소득분배와 경제성장>을 통해 임금 상승이 경제성장과 생산성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홍장표 교수는 “임금 인상은 소득 불평등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내수 시장 활성화에까지 기여하는 방안”이라며 “경제 성장률 하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는 ‘생활임금’ 입법 추진 중

노동·정치계에서 임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서, 그 논의는 ‘생활임금 제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생활임금의 법적 근거가 명시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생활임금이란 최저임금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임금을 뜻한다. 이미 미국의 20여 개 주와 일부 영국 지자체가 생활임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자체와 근로 계약을 체결한 공공근로자들에게 생활임금제를 보장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서울특별시 등 일부 지자체가 시행 중이던 생활임금 제도가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생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근로자의 임금으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소득 분배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병훈(중앙대 사회) 교수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 소득 계층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소득층의 임금 인상이 절실하다”며 “최저임금 인상, 생활임금 도입 등 논의가 계속해서 진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김윤경 사회부장  yoonk93@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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