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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대신문은 지금] 데자뷰, 반복되는 소통의 미흡
  • 홍익대학교 <홍대신문> 이예림 편집국장
  • 승인 2015.05.18 02:27
  • 호수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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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본 듯한 장면. 꿈이었던가?’ 이와 같은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을 흔히 ‘데자뷰(deja vu)’라 부른다. 이는 최초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고 느껴지는 현상을 뜻한다. 또한 의도하지 않았지만 과거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때 “이거 데자뷰 같은데?”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했을 때 우리는 혼란을 마주한다. 얼마 전 일어난 본교 세종캠퍼스 영상·영화전공과 애니메이션전공의 통폐합 사태는 과연 강렬한 데자뷰가 아닌가 싶다.
세종캠퍼스 영상·영화전공과 애니메이션전공이 영상·애니메이션전공으로 통폐합되었다. 이는 지난 4일,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2016학년도 홍익대학교 입학전형에 명시된 것을 한 학우가 ‘발견’함에 따라 알게 된 사실이다. 여기서 ‘발견’이란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것을 찾아냄을 뜻한다. 이는 미처 찾아낼 수 없었으며, 여태껏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었다. 학교와 해당 전공 학생들 사이에서는 위 사안에 대한 어떠한 이야기가 오갔던 적이 없었을 뿐더러, 학교는 학생들에게 이에 대한 어떠한 공지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아차 싶었다. 이는 어디선가 본 듯한 상황, 데자뷰였기 때문이다. 학교와 학생 사이, 어떠한 이야기도 오가지 않았으며, 학교는 통보를 했고, 학생은 항의를 했다. 지난해 있었던 성적평가방식 일부 변경에 따른 논란이 데자뷰의 꿈처럼 뇌리를 스친다. 이는 일부 단과대학을 제외하고 시행되었던 3,4,5학년 전공과목의 성적평가 방식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변경한다는 내용이 학생들과의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되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에 학교는 학생들과의 소통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변경사안을 한 학기 유예함에 따라 소통을 기반으로 한 검토와 협의를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또 다른 사안을 두고 소통의 미흡은 반복되었고, 학생들은 신뢰할 수 없는 학교의 모습에 실망과 분노를 거듭하고 있다.
해당 전공에 소속된 학우들은 영상·영화/애니메이션 전공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하는 등 학교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1차 공청회가 열렸고, 학생들은 학교의 명확한 입장과 일방적인 태도에 대한 적절한 절차를 요구했다. 학교는 위 사안을 대학구조개혁 평가(이하 대학평가)에 따른 입학 정원 감축 정책으로 인한 학교 규모 축소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방법의 대상이 되는 학생들과의 소통은커녕 통보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두 전공 통합은 학교의 발전과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는 막연한 긍정성만 강조하며,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전공을 어떤 커리큘럼으로 통합시키고자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은 제시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통폐합에 따라 학부수준에서 넓고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비치기도 했으나, 공청회 이후 그와 같은 기대는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해당 전공 학생들을 비롯한 본교 재학생, 졸업생, 그리고 타 대학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입학 정원 감축에 따라 인원 조정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이는 다른 단과대학으로 충분히 확대될 수 있는 문제이며, 대학평가 아래 많은 대학들 또한 학사구조개편으로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학령인구는 오는 2018년부터 대학 입학 정원보다 적어지며, 2023년에 이르러서는 약 16만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대학 입학 정원 감축 정책은 불가피한 것일 수 있으나, 이것의 기반이 되는 대학평가의 불완전함이 대학을 어지럽히고 있음에 함께 반응해야할 것이다. 대학의 본질은 힘없이 흔들리고 있으며, 학생과의 소통을 거부한 움직임은 반복되고 있다. 감히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생각되는 이때, 대학평가의 실효성과 형평성은 꾸준히 검토되어야 하며, 학생과 학교의 소통은 몇 번이고 강조해도 모자랄 것이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 꿈이었던가?’ 학교의 일방적인 태도에 학생들은 데자뷰처럼 혼란을 마주한다. 차라리 꿈이길 바라게 되는 지금, 의도하지 않은 상황의 반복이라기에는 학생들이 감내해야하는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강렬한 데자뷰를 경험하며 나중을 예상하건데,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혼란이다. 정당한 소통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절실한 때이다. 

   
 

홍익대학교 <홍대신문> 이예림 편집국장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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