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저녁, 도시철도 수영역 지하상가에 위치한 문화매개공간 ‘쌈’에서 219번 째 ‘쌈수다’가 진행됐다. ‘살아보니 살아지네’라는 주제로 쌈을 찾은 그들은 영도 흰여울 마을에서 연습실 ‘소리공작소’를 3년간 운영해온 ‘아이씨밴드’다. 이번 쌈수다에서는 부산의 이곳 저곳을 다니며 거리공연을 해오던 그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12일 문화매개공간 ‘쌈’에서 아이씨밴드의 ‘쌈수다’가 열렸다

  아이씨밴드의 쌈수다는 지금까지 열렸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지역 예술인 한 명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던 이전과는 달리, 밴드 모두가 공간 쌈을 찾아 연주와 이야기를 함께했다. 아이씨밴드의 심종석 씨는 “저희를 아는 분들은 아는 만큼 궁금했던 것, 모르는 분들은 모르는 만큼 궁금한 것들을 모두 알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쌈수다의 참가 취지를 밝혔다.
  어색함을 풀기 위해 간단하게 안부를 주고받던 그들은 곧 기타연주와 함께 노래를 시작했다. 첫 연주를 마친 아이씨밴드는 쌈수다 참가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쌈수다에 참석한 한 시민은 가장 먼저 아이씨밴드의 의미에 관해 물었다. 이에 아이씨밴드 황태현 씨는 “경상도 말로 아저씨라는 말을 아이씨로 발음하기 때문에 아저씨 밴드라는 의미로 이름을 정하게 됐다”며 “하지만 고속도로의 인터체인지, 보고 있다는 의미의 ‘아이 씨(I see)’처럼 소통의 의미를 담은 단어를 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이씨밴드의 멤버는 기타를 연주하는 김창하, 황태현, 이현석 씨와 카혼이나 젬베 등을 연주하는 심종석 씨로 총 4명이다. 밴드를 만든 지 5년. 각자 음악활동을 하던 중 만난 그들은  형제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심종석 씨는 “이전에 활동하던 장난감 밴드에서 공연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다른 멤버들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1년에 약 70회의 공연을 하는 아이씨밴드는 2년 전 ‘이런저런콘서트’를 통해 중앙동 40계단이나 영도 골목 등 부산 내 지역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들은 올해도 같은 이름의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심종석 씨는 “사람들과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을 하고 싶다”며 “현재 1회 공연을 마치고 다음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에게 아이씨밴드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김창하 씨는 아이씨밴드를 구멍가게 같다고 밝혔다. 그는 “최소한의 살아갈 힘을 얻는 데 필요한 것이 구멍가게”라며 “그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가까이 있고 언제든 옆에 있는 구멍가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들의 자작곡 ‘언제나 내 곁에’를 연주하는 것으로 시작한 쌈수다는 ‘우리 같이 목욕탕갈래’로 끝났다. 쌈수다에 참여한 시민들은 아이씨밴드의 음악에 공감하고 돌아갔다. 이연정(안락동, 42) 씨는 “소담하고 오붓한 분위기라 만족스러웠다”며 “오늘 들었던 노래들에서 실제 우리 모습이 보여 공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