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우 기자
  폭죽 소리와 함께 꽃잎처럼 펼쳐지는 불빛의 모습. 순식간에 하늘로 올라간 폭죽은 곧바로 터진다. 놀랄 틈도 없이 다시 터지는 불빛들을 보다 보면 어느새 불꽃축제는 끝나있다. 부산광역시가 부산불꽃축제 유료화란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는 소식이 들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새 부산불꽃축제의 일부 유료화 결정은 끝나있었다.  
  지난달 15일 결국 부산시가 부산불꽃축제의 유료화를 선언했다. 1만여 석에만 해당되는 것이지만 결코 간단히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다. ‘시민을 위한 축제’라는 본래 취지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안을 집행하는 부산시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유료화에 대한 이야기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인 줄 알았더니 어느새 결정된 사안이라고 한다.
  부산시는 많은 토론과 공청회 과정을 거쳐 논의한 후 결정된 사항이라 말했다. 하지만 취재를 위해 만난 부산 시민들은 유료화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대부분 ‘그게 진짜에요?’라며 믿지 못하겠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부산 시민을 ‘위해’ 오랜 기간 고민하고 결정했다는 시민 축제의 유료화를, ‘수혜’ 당사자인 시민이 모르고 있는 것이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달 21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같은 달 15일 유료화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듣고자 열린 시민공청회가 이미 결정된 유료화를 알리고 좌석의 가격을 매기는 자리였다는 내용이다. 이미 결정된 사안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한 시민공청회. 과연 그 자리에서 나온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 부산시가 듣고 싶었던 의견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공청회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했다. 자치참여연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료화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토론이 열렸지만 제대로 진행됐을 리 없다. 찬성 측 모두 단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장점이 크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의견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시민참여자가 부족해 정작 시민들의 의견은 거의 들을 수 없었던 것도 문제였다. 
  부산불꽃축제의 방향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의심해야할 때다. 부산시는 지금까지 ‘시민을 위한 축제’라는 취지로 축제를 진행해왔다. 시민의 세금으로 진행되는 행사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축제가 시민을 위한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부산시는 유료화를 발표하며 ‘유료 구간을 빼면 무료이기 때문에 크게 상관없을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실제 시민들은 부산시가 말한 것과 달리 위화감과 박탈감이 든다고 이야기 했다. 시민공청회까지 열었던 부산시는 부산 시민들의 의견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시민의 축제에 시민이 아닌 부산시의 의견만 가득 담겼다. 이쯤 되니 그들이 정말 시민을 향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태에 큰 반발은 없는 상황이다. 너무나도 조용하고 자연스럽게 지나가고 있다. 과연 이번 사안도 순식간에 터지고 지나가는 불꽃처럼 그냥 넘어갈 것인가. 더 이상 불꽃축제를 구경하듯 놀라서도, 감탄만 하고 있어서도 안 된다. 부산시의 거침없는 행보에 놀라고만 있다 보면 어느새 다음 폭죽도, 그 다음도 터져있을 것이다. 그들이 붙인 불이 도화선을 모두 태우기 전에, 폭죽이 터지기 전에 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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