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에 내려 한강을 지나며 눈물이 났습니다. 아버지와 같이 오지 못한 설움과 미안함에 감정이 북받쳐 오르더라고요” 우리학교를 방문한 고려인 김옥자 씨가 서툰 한국말로 진정성 있게 말했다.
  지난 14일 ‘알마티 노인대학’의 고려인들이 우리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인 ‘경헌실버아카데미’와 첫 만남을 가졌다. 문화교류와 상호 교류 협정을 맺기 위해서이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노인대학’은 중앙아시아의 여러 독립국가연합 내에 사는 한인교포(고려인)들로 이루어진 대학이다. 그들의 방문을 시작으로 우리학교와의 국경을 초월한 인연이 시작됐다.
  ‘경헌실버아카데미’ 학생들과 ‘알마티 노인대학’ 학생들은 처음 만난 사이지만, 오래된 친척들이 만나는 것처럼 다정해 보였다. ‘경헌실버아카데미’ 학생들은 십시일반 하여 준비한 한복 60여 벌을 선물로 전했다. 한복이 처음이라 어색한 고려인들을 위해 직접 한복을 입혀주기도 했다. 익숙하지 않은 한복이 어색한지 멋쩍은 표정을 짓는 고려인에게 ‘경헌실버아카데미’ 학생들은 “이제 진짜 한국인이 된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복을 처음 입어본 한 아름다운 고려인 부부를 향해 패션쇼 못지않은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진심이 담긴 선물에 감동한 고려인은 “우리를 이토록 환영해준 곳은 이곳이 처음이다”며 “우리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계속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록 서툰 통역을 통해서 전해 들은 말이지만 행사장 내에는 어느 때보다 큰 박수가 행사장에 울려 퍼졌다. ‘경헌실버아카데미’의 선물에 보답하고자 ‘알마티 노인대학’에서는 카자흐스탄 전통 모자와 술을 전달해주었고 그들은 선물이 가지는 의미를 넘어선 진심을 교환할 수 있었다.
  ‘경헌실버아카데미’의 전통 공예 규방 수업이 시작하자 고려인들도 함께 수업에 참여하여 한국 문화를 몸소 체험했다. 한국 전통 매듭을 만드는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어와 러시아어가 섞인 교실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두 학교는 교류 협정을 체결하는 한편, 앞으로 수강생 교류, 연구 등을 통해 인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평생교육원 김영순 행정실장은 “우리 동포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는 것에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며 “국경이 우리 민족의 정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 말했다. 

   
 
   
(위) ‘알마티 노인대학’측에서 카자흐스탄 전통 술과 모자를 전달하고 있다
(아래) 고려인들은 ‘경헌실버아카데미’의 전통 공예 규방 수업에 참여해 전통매듭 만드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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