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 있을까? 그러기에 부주의나 실수로 목숨을 잃는 것처럼 허망한 일은 없을 것이다. 1990년대 중반에 서울의 한 백화점이 무너져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있었다. 마침 유학을 간 나는 미국 친구들로부터 ‘어떻게 그런 일이?’라는 질책성 질문에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예방될 수 있는 참사가 아직도 계속 반복된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 세월호 참사를 되돌아보면 우리 모두가 선박회사, 선장, 경찰의 관리 부실과 무책임에 대해 지금도 분노하고 있지 않은가? 

  ‘부산대학교 캠퍼스는 안전하고 쾌적한가?’는 질문에 나는 선뜻 ‘그렇다’라는 대답을 할 수 없다. 제2도서관 앞 사거리를 지날 때면 많은 학생, 스쿠터, 자동차가 뒤엉켜서 북적이는 것을 보며 ‘언젠가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캠퍼스 안에서 운전하고 있자면 종종 스쿠터가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와서 내 차를 스치듯이 지나가는 아찔한 경우가 있다. 실제로, 나와 함께 우리 학교에 부임한 교수님은 학생이 모는 오토바이에 부딪혀 크게 다치셔서 몇 달 동안 고생하셨다고 한다. 이렇듯 실재하는 캠퍼스 내의 안전사고에 대해 학생들은 얼마나 조심을 하고 있는가? 제발 타인과 본인의 안전을 생각해서 스쿠터나 오토바이를 천천히 조심해서 운전할 수는 없을까?  
  안전한 캠퍼스를 위해 대학본부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차량 위주의 캠퍼스 도로를 보행자 위주로 전환해 주길 바란다. 캠퍼스 내 보도의 폭을 넓히고 사람이 걷고 싶도록 만들어 주길 바란다. 예를 들어, 화학관에서 학생회관 쪽으로 올라가는 보도는 걷기에는 매우 불편해서 많은 학생이 보도 대신에 차도를 걸어 다닌다. 테니스장과 제1도서관 사이의 도로처럼 차량 통행이 꼭 필요하지 않은 도로를 보행자 전용으로 바꾸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일 것이다. 건물의 입구나 보도에 주차하여 보행을 방해하는 불법 주차는 견인이나 과태료 부과로 단속해 주었으면 한다.  
  학생들 개개인의 안전에 대한 인식도 개선이 필요하다. 캠퍼스 내에서 자전거는 물론 스쿠터나 오토바이를 탄 학생 중에서도 헬멧을 쓴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야구공 던지기를 운동장이 아닌 차도에서 하는 학생들도 가끔 본다. 건물 내에서도 실험할 고글을 착용하고, 발가락이 드러나는 슬리퍼를 금지하는 등 안전수칙을 따라 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나는 안전을 넘어서 좀 더 쾌적한 캠퍼스를 꿈꾸어 본다. 버스 대신 전차가 캠퍼스를 순환하고 넓은 잔디밭에 학생들이 책을 읽거나 토론하는 상상은 너무 순진한 것일까? 아직 70년이 안 된 우리 캠퍼스가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우수 대학들의 캠퍼스와 견주게 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첫 출발점은 학생 여러분의 안전하고 쾌적한 캠퍼스에 대한 인식 전환이 아닐까 한다. 
   
장준경(나노에너지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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