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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한국 생활 적응기- KBS <이웃집 찰스>를 중심으로
  • 이종임(고려대 미디어학부) 강사
  • 승인 2015.05.18 19:50
  • 호수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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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에서 방송되고 있는 <이웃집 찰스>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다양한 다문화 가정, 외국인 거주자들의 한국생활 적응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기존에도 외국인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은 많이 제작되어왔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JTBC의 <비정상회담> 역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시선에서 한국의 사례들을 논의한다. 한국어에도 능숙한 외국인 출연자들은 국가별 문화, 정치, 사회적 차이를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진지하게 논의한다. 아쉬운 점은 그들 모두 전문직업인이거나 대학교 학생들이기 때문에 국내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나 문제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외의 많은 외국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는 대부분 동정의 대상이거나 잠재적 범죄자로서 묘사되어왔다.
  하지만 <이웃집 찰스>는 조금 진화된 방식으로 외국인들을 바라본다. 한국인들이 갖는 편견으로 인해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 그렇다. 차별과 편견의 가장 심각한 점은 한국인과 다른 피부를 가진 사람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다. 일례로 코트디부아르에서 온 ‘숨’ 가족이 가장 대표적이다. 한 집안의 가장이기도 한 숨은 생계를 위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일한다. 하지만 그는 상인들이나 손님들의 인종차별적인 시선과 말들로 화장실에서 숨죽여 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다른 가족은 ‘엠마’ 가족이다. 한국 여성과 미국에서 만나 결혼해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가장인 엠마는 흑인이다. 그는 우간다에서 태어났지만, 가족의 생활고로 자신의 나라를 떠나 11살에 미국으로 입양된 과거사를 갖고 있다. 다행히 좋은 양부모를 만나 잘 성장한 그에게 ‘행복한 가정’은 꿈이자 구현해야만 ‘현재’이기도 하다. 가장으로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엠마,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지만, 그의 한국인 아내는 ‘혼혈’인 자신들의 아이를 대하는 한국인들의 ‘차별적 시선’에 힘겨워한다. 이탈리아에서 온 젤라또 장인은 싱글맘인 한국인 여성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국내의 다양한 정책과 제도들은 한국생활 적응기에 힘겨운 장애물이기도 하다. 또한 결혼이라는 제도를 거치지 않고 함께 동거를 하는 그들에게 딸을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그 외에도 한국 대학으로 유학을 온 외국학생들도 등장한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한국에 정착하게 된 이유는 결혼, 취업, 학업 등 다양하다. 

  앞서 살펴봤지만, 이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국내 미디어에서 보여주었던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다르다. 대부분 동남아시아에서 결혼을 위해 한국으로 시집을 온 가난하고 한국어에도 서툰 여성을 다루었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거주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제도적 결함이나 문제들, 다른 문화권에 대한 편견 등 다양한 이슈들을 던지면서 한국사회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방송된 논의들을 보면, 가장 문제적인 것이 인종 문제며, 가장 큰 상처를 받는 것은 바로 흑인가족이나 혼혈 가족이다. 백인이 아닌 외국인과 결혼한 한국 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 등은 다문화가정의 2세들의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을 시청자들은 알게 된다. <비정상회담>이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그들이 모두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한다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국가별 문화적 차이를 함께 공유하고 토론한다는 점이다. 한국인이 이야기하는 타국의 문화보다, 외국인이 이야기하는 한국과의 문화적 차이가 더욱 진정성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웃집 찰스>는 보다 본질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이야기한다. 한국사회가 갖는 편견이나 제도적 결함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의 ‘민낯’을 마주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은 외국인들의 한국생활 적응기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더불어 살 것인가이다. 무의식적으로 우리 스스로에게 내재화된 인종적, 문화적 차별을 어떻게 공감과 소통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차별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외국인들을 인식하고 있는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편견’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할 때가 되었다. 

   
이종임 고려대 강사

이종임(고려대 미디어학부) 강사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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