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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위해 남아있나
  • 주형우 기자
  • 승인 2015.05.11 04:54
  • 호수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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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우 기자 <대기환경과학 13>

    #S1 인문관. 소극적인 학생, 수업을 들으러갔던 건물에서 우연히 수습모집 포스터를 발견한다. 평소였다면 그냥 지나쳤을 학생은 어째서인지 포스터 앞을 서성이며 고민한다. #S2 부대신문 편집국. 학생은 신문사 면접 도중 신문사를 들어온 동기가 무엇인가란 질문을 받는다.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지원했습니다” 학생은 대답한다. #S3 식당. 떨어졌을 거라 생각하던 학생은 곧 한통의 문자를 받는다. ‘부대신문의 수습기자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학생은 기뻐하며 미소를 짓는다. 

  내가 신문사에 들어온 과정은 이렇게 완벽하게 짜인 각본 같았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장면들 속에 한 가지 옥의 티가 있다. 각본 속 학생이 신문사 면접에서 말했던 동기는 사실 거짓말이다. 
  신문사를 들어오기 전 나는 의미 없는 대학생활을 보내왔다. 나에 대한 어떠한 투자도 저축도 없었다. 그렇기에 1년 6개월의 기간 동안 나는 대학을 다니는 이유를 찾아내야만 했다. 어느 날 발견한 수습모집 포스터를 보고 고민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이거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신문사에 들어왔다. 경험을 위해서란 대답은 이런 나의 간절함을 숨기고 겉으로 당당해보이기 위한 거짓말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나는 신문사를 들어와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거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여기라도 들어왔으니 됐다’는 자기만족으로 바뀌었다. 이런 생각은 나를 후회하게 만들었다. 힘들어서가 아니었다. 매주 신문을 발행하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고민하고 노력하는 다른 이들이 가지는 ‘신문’의 의미와 내가 생각하던 의미는 달라보였기 때문이다. 나에게 신문은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표시를 하기 위한 핑계거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이 신문에 쏟는 노력은 굉장했다.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의 열정으로 신문을 만들어나갔다. 그들과 너무나도 다른 신문사 속 나의 모습은 민폐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 같았다. 
  순식간에 겨울이 지나갔다. 개강 후 어느 때보다 빠르게 두 달이 흘렀다. 여전히 나는 신문사에 남아있다. 사실 아직도 신문사에 남아있는 이유를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 그 이유를 찾을 때까지 여러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것을 보고 싶다. 내 자신이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내 이름이 적힌 기사를 써보고 싶다. 그 과정 속에서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더 이상의 고민은 없다. 항상 나를 괴롭히던 의심병도 최근에는 잠잠하다. 이제 궁금한 것은 당장 다음 주에 내가 쓰게 될 기사와 만나게 될 사람들뿐이다. 이유와 의미를 찾는 과정 속에서 더는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다. 이유를 찾고 ‘나의 기사’를 쓰는 그때까지 이 힘듦을 더 경험하고 싶다. 

 

주형우 기자  sechkiwkd11@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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