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행동을 고치게 하고 싶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처음에는 대화를 통해 달래보기도 하고 호통도 쳐가면서 행동을 유도한다. 다음에는 회유하는 방법도 써본다. 이런저런 방법을 써도 안 된다면, 강력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본교 수원대에서 이뤄진 등록금 문제도 비슷한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본교에서 등록금 반환 소송이 일어난 것의 계기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작은 한 학생이 학교 홈페이지 내 게시판인 의견나눔터에 ‘우리는 등록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잘 모르겠다’는 글을 올린 후부터였다. 그 후로 ‘건물이 낙후되어 있다’, ‘필요한 프로그램의 계약이 되어있지 않다’라는 각 과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면서 학교에 등록금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요청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해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등록금 사용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기 위한 시위가 이뤄지고 교수협의회가 출범하여 계속 학교에 등록금 사용에 대한 내용을 요청했으나 학교 측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2013년 7월, 이에 학생들은 등록금 환불 소송을 진행한다고 선포한다. 
  이때 진행되었던 소송의 판결이 올해 4월 26일에 발표되었다. 1심 소송결과 법원은 학생들에게 30~90만 원을 환급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원래 환불을 요구했던 금액인 100~400만 원보다는 적은 금액이지만, 일부 승소했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이 판결은 학교 측에서 다시 항소를 취할 예정이므로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꼭 등록금 환불 소송까지 가야만 했을까. 본교의 적립금은 2013년 당시 3조 3천억이다. 순위로는 156개 사립대중 4위에 있었다. 건물보수와 프로그램 구매를 하고도 충분한 양이 남아 있을 정도의 적립금을 쌓아둔 이유. 그 이유를 학교는 신설건물에 대한 투자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몇 년 후에 지어질 건물에 투자할 이유가 꼭 있었는지 의문이 생긴다.
  이 의문의 바닥에는 ‘학교가 학생들을 신경 쓰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깔려 있다. 등록금이 잘 쓰였는지 잘못 쓰였는지도 중요하지만, 학교가 학생들의 복지를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더 노력하는지 궁금한 것이다. 소송도 그렇다. 단순히 쌓아둔 적립금을 돌려받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등록금을 좀 더 학생들에게 제대로 사용해줬으면 하는 강력한 요구다.
  부모님들은 본인 자식 교육에 돈이 엄청나게 든다고 말하면서도 더 해주지 못해서 안달이다. 이런 부모들의 마음으로 학교가 최대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학교가 능력이 부족해서 할 수 없는 일은 제외하고 학생들이 바라는 바가 있다면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줘야만 한다. 특히 기본적인 복지에 관해서는 더욱더 그렇다.
  보통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말한다. 자식 같은 학생들이 강하게 요구하는 점에 대해서는 학교 측은 때로는 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소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대학구조개혁이 일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더욱더 힘을 모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언론이 수원대학교를 주목하고 있다. 학교 측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
   
수원대학교 <수원대학보>
권정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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