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김치 없이는 못살아’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김치는 그 어떤 반찬보다도 중요한 존재였다. 시간이 흘러 우리네 밥상에 이국적인 음식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김치는 여전히 우리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맛뿐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한 김치는 담그는 방법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데. 김치가 발효되는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김치는 채소에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 양념을 넣어 발효한 유산균 발효식품으로 2006년 미국 <Health> 잡지에 올리브, 콩식품, 요구르트, 렌틸콩과 함께 추천된 세계 5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우리 선조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식문화유산이다.
 
   
 우리나라 전통 발효음식인 김치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맛의 숨은 공신 유산균
  김치에 1g(ml)당 1억~10억 마리나 있는 유산균(젖산균)은 프로바이오틱균으로 정장작용 등 우리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최근 연구에 의하면 면역 증강뿐 아니라 염증, 암 및 비만까지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연구되고 있다. 이 유산균을 함유한 김치는 발효가 되면서 맛이 좋아지며 건강에 더 좋은 음식이 된다.
  김치의 종류는 200여종이 넘지만 이 중 배추김치(70%)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유산균은 배추 잎사귀 사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며 소금에 절이는 동안 부패균은 죽고 소금에 잘 견디는 유산균만 살아남아 발효에 참여한다. 발효란 유익한 균이 식품재료의 당 성분 등을 먹이로 먹고 여러 발효산물을 만들어 내는데 이 발효 과정을 거치는 동안 맛과 향미, 조직감을 증진시킨다. 유산, 초산 같은 유기산을 생성하여 부패균이나 식중독균 등의 병원성균을 못 자라게 하며 식품의 저장성을 증진시키며 안전성을 확보한다. 발효과정을 통해 독성물질 파괴, 소화성 증진효과 및 우리 몸에 필수적인 비타민, 식물화합물 등이 생성되어 영양의학적인 가치가 높아진다.
 
새큼하고 맛있는 김치를 만들다
  김치 발효는 ‘Leuconostoc mesenteroides’라는 유산균으로부터 시작되어 유산, 초산, 에탄올, CO²등이 생성되면서 김치의 맛을 복합적으로 낸다. 산이 생성되면서 ‘Lactobacillus plantarum 유산균’ 등이 산이 많은 조건에서 자라 pH가 4.3이 될 때 자라며 가장 맛있는 김치가 된다. 김치의 발효는 김장김치처럼 저온에서 발효가 되면 더 맛있는 김치가 되어 김치 냉장고에서 발효하는 것이 좋다. 유산균은 통성 혐기성균이므로 항아리 같이 약간의 공기가 통하면서 물은 세지 않는 용기에서 발효하는 것이 좋고 꼭꼭 겉잎을 싸서 저온에서 발효하면 맛있는 김치가 된다.
  맛있는 김치로 발효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의 조정이 다소 필요하며, 발효를 잘 시키면 맛과 건강 기능성이 더 좋아진다. 먼저 원재료가 중요한데 원재료의 품질 및 재료 배합비는 최종 발효된 김치의 맛과 건강 기능성에 영향을 끼친다. 주재료인 배추를 유기농으로 재배한 김장용 배추로 사용하면 맛과 건강기능성 및 저장성이 좋아진다.
  그 외의 부재료들인 무, 고춧가루, 마늘, 생강, 파, 젓갈(특히 멸치젓갈) 등이 맛을 내는데 중요한데 가능하면 1~2년 숙성된 젓갈을 사용하면 맛과 건강기능성이 좋아진다. 가까이 기장 대변에 가서 김치를 먹어보면 멸치젓갈의 사용 등으로 맛이 좋다. 그 외에 발효미생물, 온도, 공기 등도 발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치의 맛과 품질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간수를 뺀 천일염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하는 소금은 맛과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 실험실에서는 3회 죽염을 사용해서 항암 김치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유산균이 김치 발효에 주인공이므로 김치를 담을 때 배추를 절인 후 물로 잎사귀 사이사이를 너무 씻어 내면 유산균과 배추의 당성분이 흘러나가 맛없는 김치가 된다. 그리고 양념을 절인 배추에 잘 바른 다음 겉잎으로 꼭 싸서 김치포기에서 공기를 가능하면 줄인다. 그리고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어 꾹꾹 누른 다음 돌을 얹어 공기를 빼고 5℃ 정도의 저온에서 발효시키면 맛있고 건강 기능이 높은 김치로 발효된다.
 
한국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김치
  김치는 발효 재료들로부터 오는 건강기능물질 즉 파이토케미칼을 소화시키기 좋게 될뿐더러 생리활성을 더 높이게 하므로 결국 발효되면서 건강기능성이 증진된다. 그래서 김치는 갓 담근 김치, 푹 익은 김치보다는 적당히 익은 김치(pH 4.3)가 항산화, 항암, 항비만, 면역증강 등의 기능이 높아지며 유산균 수도 108~9마리/ml로 가장 높으며 활성이 높아 대장에서 정장 작용을 잘한다.
  김치는 유기산, 유산균, 식이섬유소, 여러 건강기능성 성분(β-시토스테롤, 불포화지방산, 글루코스이놀레이트, 이소티오시아네이트, 캡사이신, 인돌, 알릴화합물), 영양성분 (비타민 C, B1, B2, 베타카로틴, 클로로필, 칼슘 등의 무기질) 등으로 정장작용, 다이어트 효과, 항동맥경화 효과, 항산화 효과, 피부노화억제 및 항노화 효과, 항암작용 등 다양한 건강 기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치 섭취는 고지방 식이에 대해 동물 실험에서 다이어트 효과가 있었고, 인체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다이어트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겹살을 먹을 때 김치를 같이 먹으면 지방축척을 막을 수 있다. 김치 섭취는 혈청콜레스테롤의 양을 감소시키고 혈중 중성지질, 콜레스테롤, LDL농도는 낮추며 HDL을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김치에는 비타민 C, β-카로틴, 페놀 화합물, 클로로필 등이 많아 항산화 활성을 가진다. 김치의 섭취는 피부표피세포 및 hairless 마우스(털없는 쥐)에서도 항피부노화 활성을 나타냈다. WI-38 세포에 조기노화를 유도하여 김치의 항노화 효과를 살펴본 결과 김치 특히 적숙기 김치는 세포 생존율 및 지질과산화에 영향을 나타냈고, 세포 수명연장효과를 나타내 산화적 스트레스 개선을 통한 항노화 기능성이 있었다. 그리고 산화적 스트레스에 의해 생성되는 여러 노화 관련 유전자의 발현에도 영향을 주어 노화를 억제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는 또한 암예방 효과가 있다. 항돌연변이 효과 뿐 아니라 동물 실험을 이용한 여러 항암, 암세포 성장 및 전이 억제 실험에서 항암효과를 나타내었다.
   
 
  우리나라는 집집마다 내려오는 비법이 있으며, 첨가 재료 종류와 담는 방법의 차이가 있다. 김치 재료의 사용과 발효방법에 의해 맛과 건강기능성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김치는 맞춤형 건강식품이며 세계적인 식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박건영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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