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는 교양 수업에서 조별과제를 받았다. 5명이 같은 조였는데, 철수가 조장을 맡았다. 철수는 토요일 오후 1시에 모여서 과제에 대해 논의를 해보자고 제안했지만, 다들 바쁘다고 한다. 그래서 휴대폰 메신저로 의견을 하나씩 제시해 보라고 했지만 다들 묵묵부답. 철수는 화가 났지만, 하는 수 없이 자기 혼자서 과제 발표 준비를 했다. 그리고 과제 발표 당일에도 자기가 발표까지 하고 마무리를 지었다. 그런데 문제는 발표가 끝나고 벌어졌다. 조원들이 과제 준비가 완벽하지 못하다며 질타하는 것이다. 철수는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때는 늦었고, 과제는 교수님 손에 들어가서 평가를 받을 준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효원 굿플러스(현재 NC백화점)가 생긴 지 몇 년이 채 되지 않아 정문 개선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 이후, 정문 개선사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현재까지도 계속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은 이러한 내용을 모르는 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도 정문 개선사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 우리에게 의견을 제시할 기회도 주지 않았고, 덕분에 우리는 이런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대학본부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사업을 멈추고 의견을 모으고 조율해야 한다. 논의가 없는 결정은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 지금 대학본부는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학생들)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모으고 제시해야 한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이 문제에 대해 외면한다면 무관심보다는 무책임에 가깝다고 본다. 학교의 정문을 만드는데 어찌 학생들이 침묵할 수 있는가? 우리가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서 정문 개선사업이 완료되고 나면, 그때는 의견을 제시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것에 대해 비판 할 수도 없다. 참여하지 않은 사람의 목소리는 비판이 아닌 비아냥거림일 뿐이다.
  정문은 학교의 얼굴이다. 학생들, 교수 및 교직원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지만, 정문이라는 것은 그저 단순한 통로가 아니다. 그것은 외부인에게는 첫인상이고, 지역 주민에게는 하나의 랜드마크다. 학교에 놀러 온 사람들에게는 약속장소가 될 수도 있고, 진학을 희망하는 고등학생들에게는 공부하는 내내 머릿속에 기억될 희망찬 미래의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정문은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상징이자 자부심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정문의 모습은 무엇인가? 사실 그것은 ‘정문의 모습’보다도 ‘구성원의 합의’가 중요하다. 학내 구성원(학생, 교수, 본부, 교직원 등)들이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학생의 입장, 교수의 입장, 본부의 입장이 다 같을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고, 존중하며 때로는 비판도 하여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 사업의 주체(대학본부)가 열린 시각에서 사업을 진행해야지,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한다면 좋은 정문이 나올 수 없다. 많은 사람과 많은 논의를 거쳐야지 모두가 수긍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아직 공사를 시작하기에는 이르다. 이야기가 나온 지는 꽤 됐지만,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다. 어떻게 보면 논의를 시작하는 지금부터가 출발이다. 논의가 짧으면, 정문의 수명도 짧아질 것이다. 정문은 몇 년 쓰고 버리는 존재가 아니다.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그리고 ‘모두 다 함께’ 나아가서 현명한 결정을 해야만 후배들에게 자랑스러운 정문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김동수(건축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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