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쪽) 온천천 관리사무소의 관리원이 어류 집단 폐사가 일어났던 장소를 가리키고 있다
(아래쪽) 생활 쓰레기 등 주변의 다양한 오염원으로 온천천의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 2일, 비가 온 다음 날이었다. 온천천 관리사무소로 출근하던 임건이 관리원은 온천천 세병교와 연안교 사이에서 물고기 이십여 마리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곧바로 다른 직원과 함께 뜰채로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했다. 하지만 그날 오후, 또 백여 마리의 물고기들이 죽어있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임건이 관리원은 1m 정도의 수심까지 들어가 직원 4명과 함께 물고기를 건져 올렸다. 그는 “비가 소량으로 올 때마다 물고기가 대량으로 폐사하는 일이 발생한다”며 “적조 현상도 오랫동안 고쳐지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 같은 풍경은 매년 온천천에서 반복되고 있다. △어류 폐사 △비점오염 △적조 현상 등이 연례행사처럼 펼쳐져 생태공원이라는 별칭이 무색한 상황이다. 온천천을 찾은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임순화(연산동, 57) 씨는 “온천천에 올 때마다 언제 죽었는지도 모를 물고기들이 곳곳에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옥(안락동, 59) 씨는 “적조 현상이 요즘 더 자주 보이는 것 같다”며 “온천천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적조 현상이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온천천 내 산소는 부족, 오염원은 가득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는 온천천의 오염을 ‘비점오염’으로 분석하고 있다. 비점오염은 원인을 특정할 수 없이 다양한 오염원들이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 환경보전과 김영희 씨는 “연산 로터리와 안락 로터리를 다니는 자동차의 매연이 비점오염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매연을 포함한 공기 중의 다양한 오염 물질들이 우천 시 하천으로 유입돼 오염 농도가 짙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어류 폐사의 주요 원인은 온천천의 하수관로에 있었다. 온천천의 하수관로는 빗물과 하수가 함께 방출되는 ‘합류식’이다. 소량의 비가 오면 빗물보다 하수의 양이 많아지는데, 이때 하수에 포함된 유기물들이 분해되면서 산소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어류들은 산소량이 부족해 호흡곤란으로 폐사하게 되는 것이다. 부산보건환경연구원 손정원 주무관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분류식 하수관로로 교체되는 공사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 1990년부터 온천천의 모든 하수관로를 ‘분류식’으로 바꾸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합류식 하수관로로 바뀌면서 어류가 생겨나기는 했지만 오염원들은 처리되지 않아 생물들이 집단 폐사하는 등 새로운 문제가 생긴 것이다. 
 
온천천 적조 문제, 부산시는 나 몰라라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온천천에서 관찰되고 있는 적조의 원인은 물의 흐름에 있었다. 온천천의 적조는 물의 흐름이 일정하지 않아 정체하는 구간이 생기기 때문에 나타난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손정원 주무관은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적조의 원인이 되는 영양염들이 흘러가지 않는다”며 “정체된 영양염은 적조 현상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지난해 8월부터 부산시는 하천의 수질을 확인하기 위해 전광판을 설치했다. 그러나 수질 모니터링만 하고 있을 뿐, 아무런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았다.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김미희 씨는 “매년 12월부터 4월까지 매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온천천은 수체가 작기 때문에 다른 대책을 세울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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