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국에 온 지 2년의 시간이 지났다. 낯선 땅에 와서 공부하랴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랴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한국말로 신문에 글 쓰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가 생각이 난다. 세계에서 출입국 수속이 가장 빠른 공항이라는 명성은 역시 괜히 있는 명성이 아니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빨리 빨리’로 대표되는 한국 사람들의 특징은 이후 다른 여러 곳에서도 여러 번 느낄 수 있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처음 와서 배우는 말들 가운데 ‘빨리 빨리’라는 단어가 꼭 끼어 있고, 또는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문화 중 하나가 이 ‘빨리 빨리’문화이다. 왜 모든 것을 빠르게 해야 하는지,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도 왜 빨리 나올 수 있는 음식을 주문하는 것인지를 가장 궁금해 한다. 나도 외국인으로서 이 문화 속에 무슨 비밀이 숨어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1970년 때만 해도 한국은 현재의 모습을 꿈꾸기도 불가능했다면 2015년, 오늘날 한국의 모습을 한번 살펴보면 세계의 어딜 가더라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나라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불과 40여년 만에 이런 성장을 보인 것은 부지런한 한국 사람들과 ‘빨리 빨리’문화의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가난한 삶을 벗어나기 위해서 열심히 살고 나라를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속에서 생긴 ‘빨리 빨리’문화는 유일하게 한국에만 있는 문화이다.
  또한 한국하면 나는 한국인들의 단결된 힘이 떠오른다. 지나친 집단주의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리는 하나’라는 의식으로 월드컵의 거리 응원전에 모여든 붉은 물결의 한국 사람들로부터 받은 강렬한 인상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국가적으로 중대한 안이 있을 때마다 국민 모두가 마치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관심을 쏟는 것을 보면서, 이 단결된 힘이야말로 전통적으로 공동체 의식을 지녀온 한국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미덕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나라를 가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한국 사람들의 공동체 의식이 대단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월드컵뿐만 아니라 2014년 4월 16일에 안타까운 사고가 났었을 때도 기부를 하고, 봉사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함께 슬퍼하던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기쁜 날에는 함께 웃으면서 행복을 나누며, 슬픈 날에는 서로 눈물을 닦아 주면서 위로해 주는 한국 사람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도 한국 사람들의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의 힘을 느꼈을 거라고 믿는다. 외국사람 입장에서 한국이 앞으로 더 좋은 나라가 되길 바라며, 이러한 긍정적인 의식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한국과 한국 사람들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이 한 가지 있는데, 그건 바로 한국 사람들이 다른 문화에 대한 배려심이 조금 부족하다는 것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지만 외국 사람들도 본인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 달라는 바람이다. 한국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 방식을 누구에게나 강요하는 습관을 고쳐 주었으면 한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문화를 존경하는 만큼 한국 사람들도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배려한다면 외국인들도 한국을 좀 더 편하게 적응하며 살기 좋은 곳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질마(정치외교 석사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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