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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구조개혁법, 본격적 구조조정의 신호탄 되나
  • 김민관 기자
  • 승인 2015.04.11 22:37
  • 호수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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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대학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국구조조정공동대책위원회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등이 국회 앞에서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 폐기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 구조개혁의 법적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손을 잡았다. 지난달 27일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회를 열고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이하 대학구조개혁법)의 4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7일에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의 주최로 해당 법안에 대한 공청회도 진행됐다. 대학구조개혁법의 제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과 교육단체 등을 중심으로 하는 반대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대학구조개혁법은 대학평가체제의 필수적 근거법안

  대학구조개혁법은 지난해 4월 여성가족부 김희정 장관(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법안은 제17조 1항에서 교육부 장관이 대학평가의 결과에 따라 해당 대학에 학생정원 감축·조정, 정부 재정지원의 제한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2항에서는 연속 2회 이상 최하위 등급의 평가를 받은 대학에 법인의 해산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해당 법안은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의 근거가 된다.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은 오는 2023년까지 전체대학의 입학정원 16만 명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교육부는 현재 ‘2015년 대학 구조개혁 평가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대학평가를 통해 대학을 5개의 등급으로 분류하고, 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정원감축과 퇴출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평가결과에 따라 대학의 정원감축이나 퇴출을 강제할 법률적 근거는 전무하다. 때문에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법의 통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대학교육연구소(이하 대교연) 연덕원 연구원은 “법안 통과가 좌절된다면 교육부가 대학에게 정원감축을 강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안 놓고 갈등 심화… 공청회에서 설전 벌어지기도

  대학구조개혁법은 지난해 4월 발의된 이후 1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달 27일에 진행된 정부와 여당의 당정협의회에서 4월 임시국회 내 통과라는 방침이 세워지고, 야당이 공청회 개최에 합의하면서 진척을 보이는 듯했다. 이에 전국교수노동조합(이하 교수노조)을 비롯한 5개 교수단체는 지난 1일 교문위 설훈(새정치민주연합) 위원장을 항의 방문했다. 설훈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대학구조개혁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공청회 개최에 합의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진행된 공청회 자리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우선 법안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주(영남대 교육) 교수는 공청회에서 “시장논리에 따른 구조개혁은 지방대학에만 집중된다”며 “수도권 대학의 정원감축을 이끌어내려면 교육부의 대학평가에 따른 구조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경미(홍익대 수학교육) 교수 역시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를 버티지 못해 급작스럽게 문을 닫을 경우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단계적으로 폐교에 이르게 하는 정부의 선제적 대응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반면 법안 통과에 동의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었다. 대교연 이수연 연구원은 공청회에서 “법안 제정을 통한 대학 구조개혁 역시 여전히 지방대학 중심”이라며 “지방대학의 타격을 완화하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이를 위한 설계는 없다”고 지적했다. 교수노조 임재홍(방송통신대 법학) 부위원장 역시 “대학의 질 향상이라는 법안의 목적과, 정원감축이라는 수단 사이의 불일치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대학 자율성 침해에서 양극화까지, 우려의 목소리 높아

  그렇다면 왜 대학구조개혁법을 향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을까. 우선 대학평가체제가 대학의 질을 제고하기 보다는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학사구조의 획일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이상룡(철학) 정책위원장은 “대학평가란 곧 대학을 일률적인 평가 기준으로 줄 세우는 것”이라며 “이는 대학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대교연 역시 공청회 발제문에서 “법안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해야 할 교육과정까지 평가의 대상으로 삼았다”며 “이는 대학에게 학사개편을 강제해 갈등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건국대학교와 중앙대학교, 한성대학교 등은 학과 통·폐합을 비롯한 학사구조 개편문제를 놓고 학내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힘이 실릴 교육부의 2015년 대학 구조개혁 평가 기본계획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본계획은 2차례의 평가를 통해 대학을 A등급부터 E등급까지 나누고 등급에 따라 재정지원과 정원감축을 차등한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 이에 대해 임재홍 부위원장은 “대학평가에서 수도권 주요대학은 A, B등급을 받아 ‘귀족대학’이 될 것”이라며 “지방대학은 C등급을 받은 ‘천민대학’이 되거나 D, E등급을 받고 퇴출되어 대학이 양극화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립대학 재단 특혜 논란도

  대학구조개혁법 제23조~제27조에서 규정한 ‘해산 및 잔여재산의 처분 특례’ 역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해당 조항들이 사립대학 재단에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구조개혁법은 제23조 3항에서 사립대학 재단이 자진해산을 택할 경우 잔여재산을 △공익법인 △사회복지법인 △직업능력훈련개발법인 △평생교육법인 △잔여재산처분계획서에서 정한 자 등에게 이관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 제26조에서는 학생정원 감축으로 발생한 잉여 교육용 기본재산을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용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이상룡 정책위원장은 “결국 퇴출되는 사립대학 재단의 재산만 보전해주는 셈”이라며 “대학이 사유재산이 아님을 고려할 때, 이는 공공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대학구조개혁법은 사립대학 재단이 자의적으로 재산을 처분할 수 없게 해왔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사립학교법> 등 규제법의 적용을 면제해준다. 또 사립대학 재단이 처분 가능 재산의 범위를 어겨도 처벌할 근거조항이 없어 논란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대학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국구조조정공동대책위원회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등은 지난 7일 국회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대학구조개혁법은)족벌비리사학들에게 국민의 공공재산을 빼돌리는 ‘먹튀’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법안을 둘러싼 논쟁은 전혀 사그라지지 않는 추세다.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교육단체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 역시 사립대학 재단에 대한 ‘특혜’를 문제 삼아 반대 입장을 펴고 있어 4월 임시국회 내 처리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김민관 기자  left041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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