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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민주화의 반대편에 선 MOOC?
  • 박성제 편집국장
  • 승인 2015.04.05 06:55
  • 호수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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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하버드대학교 등 세계적인 대학들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언제 어디서든 듣게 해주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하지만 MOOC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의 민주화vs교육의 상업화

  MOOC는 ‘교육 민주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언제 어디서나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동등한 ‘배움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영리기업의 MOOC 운영이다. 영리기업이 교육 혁신을 주도하게 되면서 ‘교육의 상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거대자본에 의해 교육의 독과점이나 교육의 다양성 훼손이 초래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우천(서울교대 컴퓨터교육) 교수는 “MOOC가 상업적인 방향으로 흐른다면 강의의 다양성 추구보다 결국 소수의 인기 강좌의 개설이 우선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계속 될 경우, 소수의 인기 있는 강좌가 자연스럽게 유료강좌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듣는 사람은 따로 있다?

  학력, 성적, 경제력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세계 최고 석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은 MOOC의 장점 중 하나다. 하지만 MOOC 강좌를 등록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미 대학 학위가 있는 계층으로 이는 ‘가진 계층’만을 위한 강좌라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MOOC를 통해 학위를 취득한 수강생 대부분이 고등교육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아닌 이미 학사학위를 취득했거나 일정한 직업을 갖고 있는 젊은 백인이라는 지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주된 이유는 취약계층에게 동영상 강의를 듣는 환경이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동영상 강의를 듣기 위한 기구부터 동영상 강의를 듣기에 적합한 안정적인 인터넷망이 잘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개발도상국과 취약계층에게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현재 활기를 띠고 있는 강좌 역시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애초에 기본 영어실력이 부족한 사람은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디지털휴마니티즈센터 김형률 소장은 “실질적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별도의 개인 공부가 필요하다”며 “이 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학생들의 학습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의 ‘맥도날드화’

  한편 서구 중심의 MOOC로 인해 서구의 관점이 무차별적으로 수용국에 흡수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MOOC 운영 사이트인 코세라(Coursera)에 업로드 된 강좌의 76%는 미국, 캐나다, 영구, 호주 등 영어권 국가 교육기관에서 제공한 것이다. 또 다른 사이트 에드엑스(edX)에서 제공하는 91개의 강좌 중 미국, 캐나다, 영국을 제외한 국가의 고등 교육 기관이 내놓은 강좌는 단 19개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수용국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나 하버드대학교의 명강의를 바로 수강할 경우 MOOC의 본래 목적인 수준 높은 강의를 언제 어디서나 수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인문학이나 사회학의 경우 이러한 명강의를 비판 없이 바로 수용했을 때 선진국의 학문을 무비판적으로 흡수할 수 있어 오히려 해당 국가의 학문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지난 2012년 9월 미국 고등교육 전문지 <크로니클>에서 제이슨 레인 록펠러 재단 교육학 책임자와 케빈 킨저 뉴욕주립대학교 조교수는 ‘MOOC가 고등교육의 맥도날드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더불어 교육 커리큘럼과 교수진 등의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MOOC로 인해 개발도상국이 이와 같은 능력을 스스로 배양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보스턴대학교 필립 알트바흐 교수는 고등교육전문지 <세계대학뉴스>에서 ‘MOOC가 자발적 형태의 신식민주의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형률 소장 역시 “지식의 제국주의가 될 수 있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제 편집국장  sjpark9720@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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