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부대신문> 편집국은 지령 1500호 발행과 오는 8일에 있을 행사 맞이에 모두가 분주했다. 그 중 옛날 기사와 사진을 찾기 위해 지난 61년간의 역사가 담긴 <부대신문> 축쇄판을 뒤지는 일은 고역 중의 고역이다. 한자와 세로쓰기로 쓰인 선배들의 과거 기사들은 보는 기자들의 눈을 침침하게 만든다. 미간에 힘을 주어가며 축쇄판을 보던 중 우연히 1988년에 쓰인 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독자는 8면 체제의 주간신문을 원한다’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우리 신문에 대한 학내구성원의 인식을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한 것이었다. 기사를 찬찬히 읽어나가던 중 시선을 사로잡는 문장이 있었다. ‘95% 학생, 중요한 제목 정도는 꼭 읽는 것으로 나타나… 이는 <부대신문>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독자와 상당히 밀착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이 기사는 작년의 필자를 반추하게 만들었다.
  2014년, <부대신문>은 창간 60주년을 맞아 구독률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편집국 구성원 모두가 두근대는 마음으로 효원인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설문 결과를 받아본 필자는 어떤 ‘모순’을 느꼈다. 전체 응답자의 96%가 '학내 언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필요성을 느낀 이유로는 ‘학내 구성원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서’, ‘학내 권력 기구를 감시할 수단이 필요해서’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부대신문을 빠짐없이 찾아 읽는다’고 답변한 학내 구성원이 8%에 불과했다. 비슷한 질문에 1988년과 2015년 학생들의 대답이 너무나도 다른 것이다.
  실제로 독자의 무관심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문을 읽는 학생들은 줄어들고 있고, 학내사안에 대한 관심도 낮아지고 있다. 학생이라면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할 학내 사안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러고선 어떠한 불이익이 가해지면 불만을 토로한다. ‘왜 이렇게 됐냐’, ‘이런 것인 줄 몰랐다’며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어느 누군가에게 전가시켜 버린다. 마치 투표도 하지 않으면서 정치인을 욕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무작정 이들을 탓하기엔 우리 사회가 학생들의 목을 조른다. 취업 이외의 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사치가 돼 버렸다. 마치 고등학교 시절 수능 공부 이외에 소설, 철학책을 읽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시간을 아까워해야 했던 그 때처럼. 우리 모두 물이 가득찬 곳에서 까치발로 아슬아슬하게 고개만을 내밀고 있다. 우리네 현실은 조금만 발을 헛디뎌도 물 속에 가라앉아 버릴 것 만 같다.
  이러한 시국에 읽히지 않는 것을 독자들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또 하나의 책임 전가를 낳는 것이다. <부대신문>이 책임을 전가한다는 말이다. 열독률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도 되새겨봤다.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결과들이 보였다. 학내 구성원들이 요구한 ‘홍보강화’와 ‘접근성 향상’ 그리고 ‘학내 정보 전달 기능의 강화’. 이것은 선택지에 있었던 ‘취업 정보’, ‘지역 사회’ 사안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독자들이 원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 보인다. 우리가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필요와 근거가 생겼다. 앞으로 <부대신문>은 올곧게 나아갈 길 말이다.

  그러니 1,500호의 신문을 발행할 동안 함께해 온 <부대신문> 독자 여러분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대학은 작은 사회다. 이곳에서는 현실 사회와 같이 정치, 문화, 경제 분야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일어난다. 우리가 던지는 의제와 생각에 응답해줬으면 한다. 아니라면 다그치고 옳다면 지지해 달라. 여러분이 대학에서 원하는 답을 얻는 방법은 당신이 ‘독자’로 거듭나는 데 있다. 

 박성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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