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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읽어주는 남자] 기계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힌 화가
  • 한국미술협회 백경원 이사
  • 승인 2015.03.30 05:08
  • 호수 1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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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낭 레제’는 프랑스 출신의 작가로, 파리 줄리앙 아카데미에서 수학하였다. 그는 일찍이 인상파와 야수파에 영향을 받았으나 1907년경 파리의 ‘싸롱 도톤느’에서 세잔의 회고전을 보고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큐비즘 기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큐비즘이란 20세기 초 회화를 비롯해 건축, 조각 등 국제적으로 전파된 미술 운동이다. 세잔의 3차원적 시각을 통해 대상을 표면에 입체적으로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레제는 강렬한 색채의 대비, 곡선과 직선의 대비, 입체와 평면의 대비를 극대화 하여 큐비즘의 효과를 극대화 하는 데 성공하였다. 페르낭 레제는 한때 곡예사 시리즈를 발표하여 세계화단의 주목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파블로 피카소와 동시대에 활동하면서 큐비즘 운동에 동참했으나 화면의 구성이나 회화적 표현기법 면에서는 또다른 감성을 지닌 일면을 보여주는 화가이다. 이 작품 역시 곡예사가 움직임 중에 정지해 있는 정적인 감흥을 준다. 말하자면 정중동(靜中動)의 기묘한 현상을 표출하는 것이다.

  작품 중앙에 위치한 인물은 아래쪽 인물의 어깨 위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왼쪽에서는 공허한 눈으로 관람자를 바라보는 파트너 뒤에서 한 여인이 파루에트 동작을 취하고 있다. 그들 뒤에는 줄타기 공연에 쓰이는 사다리와 줄들이 보인다. 평면적이고 기하학적인 형태가 전통적인 조형방식을 파괴하여 재해석하려는 시도와 함께, 입체주의적 영향을 간접적으로 구사한다. 레제는 작품전반에 걸쳐 민중의 미술을 강조하는 데 주력해온 화가이다. 또한 그는 한때 건축가 사무실에서 일하던 중 기술과 기계적 형태에 매료되어 미래주의와 관련된 미학 의식을 추구한 바 있다. 당시 시대적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이는 곧 기계미학이라는 새로운 감각의 자연스러운 수용으로 여겨진다. 레제는 회화적 표현 활동 이외에도 오브제들을 배우로 삼은 최초의 추상영화를 제작·감독하기도 한 매우 독특한 성향을 지닌 화가이다. 그는 1945년을 기점으로 프랑스 공산당원이 되었으나 작품상에서는 그러한 이데올로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곡예사들(Les Acrobates)>
페르낭 레제(Fernand Leger) / 1935년작 / 캔버스에 유채 / 400x480cm

한국미술협회 백경원 이사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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