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의원총회에서 ‘학생회비 납부자 명단 공개’에 관한 안건이 통과됐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식과 일정 등 정해지지 않은 사항이 많아 당장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10·16 기념관에서 열린 2015 상반기 민족효원 대의원총회(이하 대의원총회)에서 학생회비 관련 안건이 상정됐다. 학생회비를 납부한 학생 명단을 공개하라는 내용이다. 이는 대의원 73명의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인문대학을 제외한 모든 단과대학이 찬성한 것이다. 총학생회(이하 총학) 황석제(기계공 10) 회장은 “납부자 명단이 없으면 학교에서 주는 학생회비 금액과 실제 학생들이 내는 학생회비의 금액이 달라도 확인할 수 없다”며 “이를 방지하고자 안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단과대학은 납부자 명단 공개에 동의하는 입장을 보였다. 사회과학대학 김광우(신문방송 12) 회장은 “학생회칙에도 규정돼 있듯이 학생회비를 내는 것은 학생의 당연한 의무이므로 납부자 공개 또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제통상대학 김욱재(무역 11) 회장은 “명단 공개를 정당화할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영대학 김태오(10) 회장은 “납부자 명단을 공개하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미납자에게 차별 대우를 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문대학은 납부자 명단 공개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문대학 유영현(철학 11) 회장은 “학생회비를 내는 것은 전적으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할 문제”라며 “애초에 학생들이 원해서 학생회에 가입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학생회비를 내는 것도 의무가 되어선 안 된다. 그러므로 명단 공개는 더욱 안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 또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안제하(기계공 09) 씨는 “학생회비를 내는 것을 개인의 자율에 맡겼으면서 납부자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그 자율성을 빼앗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학생회비 납부자 명단 공개 안건이 통과되긴 했으나, 실현가능성은 미지수다. 총학 이승백(법학 07) 집행위원장은 “적용 시기는 아마 다음 학기부터가 될 것 같다”며 “그 전에 학생회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투명성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총학 측은 등록금 고지서에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대한 동의 조항을 신설할 계획이지만 학교 측과 완전히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학생과 김수영 씨는 “고지서 상에 개인정보 공개 동의 조항을 신설하는 것은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개인정보 공개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신예원(식품영양 15) 씨는 “정보공개에 동의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돌아 올까봐 두렵다”며 걱정했다. 
  구체적인 논의가 완료되지 못한 탓에 학생회비 납부자 명단 공개의 범위나 동의 조항의 강제성 여부에 대한 논의는 시작조차 못한 실정이다. 총학은 이번 학기까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홍보 캠페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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