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가 학생과 소통하기 위해 도입한 ‘학생 자율 카페’가 총학생회 구성원의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당초의 목적과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 학생 자율 카페(이하 총학 카페)가 문을 열었다. 2014학년도 총학생회(이하 총학) ‘레디액션’의 핵심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총학카페의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평일에 이용 가능하다. 당시 총학은 ‘총학과 학생의 소통을 위해 총학생회실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찾는 곳으로 만들겠다’며 도입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총학 카페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학생회와 학생의 소통’이라는 본래 도입 취지가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총학생회 사정으로 카페 이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임을 위해 총학 카페를 찾았던 염수정(사학 14) 씨는 총학 카페 이용에 제재를 받았다. 그녀는 “당시 총학 내부적인 사정으로 이용이 어렵다고 했다”며 “공공 공간인데도 사전 공지도 없이 이용을 제한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총학 카페가 학생회 업무용 공간으로 활용되는 빈도도 잦았다. 총학생회의 관계자들이 모이는 중앙집행부회의와 단과대학 별 회장이 모이는 중앙운영위원회의 등 학생회 회의가 총학 카페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1~2번은 회의 장소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총학 카페의 소통 기능이 약화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은지(국어국문 13) 씨는 “총학이 학생 복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이 부분은 좀 실망스럽다”며 “총학카페의 목적이 학생들을 위한 것인지 그들만을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총학 카페가 총학의 개인적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8일, 총학 관계자들이 모여 총학 카페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등 취식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외부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는 총학 카페 규정에도 벗어난 것이었다. 취식 현장의 사진이 SNS 상에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현석(화공생명·환경공 13) 씨는 “본인들이 공공장소로 규정한 곳인데 총학의 업무가 아닌 개인적 용도로 활용했다”며 “그런 사진을 SNS 상에 올리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총학 학원자주화추진위원회 이예진(독어독문 10) 준비위원은 “음식물 반입 규정을 어긴 것은 맞지만 총학 카페가 개방되지 않는 주말이었다”며 “일반적으로 취식 행위는 총학실 안방에서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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