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예외 없이 열등감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여기 그 무엇보다 열등감을 자세하게 들여다본 두 책이 있다. 열등감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알프레드 아들러의 <위대한 심리학자 아들러의 열등감,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열등감을 가진 두 소년의 유년 시절을 담은 장 자끄 상뻬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이다. 과연 두 저자가 말하는 ‘열등감’은 무엇인기 귀 기울여보자.

 

 

세상 사람 모두가 가지는 열등감

   ‘열등감은 우월감이라는 동전의 뒷면이다’ <열등감, 어떻게 할 것인가(위대한 심리학자 아들러의)>­­의 저자, 알프레드 아들러가 주목한 점이다. 그는 본 책을 통해 현대인에게 열등감과 우월감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바로 ‘누구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들러의 생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열등감 그 자체가 아니라 열등감의 정도와 성격이다. 개인의 건강하지 못한 열등감은 스스로 함몰시키고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응석받이’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열등감과 마주하는 것은 삶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두 감정이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때 우리는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주어진 조건에서 어떠한 부족함도 느끼지 않는다면 성공하기 위해서 굳이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국 열등감에 빠져 감정 소모로 지쳐버리게 되고 말 것인가. 아들러는 타인 및 세상과 소통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 함몰되어 가는 삶을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사람과의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사회, 그는 우리들이 열등감을 마주하고,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열등감, 어떻게 할 것인가(위대한 심리학자 아들러의)> 알프레드 아들러 저/2015/소울메이트

 

 

상뻬, “성숙한 우정이 해답”

   <얼굴 빨개지는 아이>의 저자인 상뻬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박한 이웃들의 아픔을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작가다. 그가 가진 특유의 여유로운 태도와 낙관적인 시선은 독자들에게 따뜻함을 선사해 준다. 이 책 역시 작가의 그러한 시선이 녹아 있다. 그가 추구하는 낙관과 여유는 등장인물이 겪는 아픔과 슬픔을 ‘힐링’시켜 준다.

  이 책에는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멋대로 빨개지는 얼굴을 가진 마르슬랭 까이유. 그리고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쉴 새 없이 재채기를 해대는 르네 라토. 어딘지 모르게 닮은 마르슬랭과 르네는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며 즐거운 유년 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그런 즐거움도 잠시, 르네가 먼 곳으로 이사를 가버리면서 마르슬랭은 다시 혼자가 된다. 시간이 흘러 서로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 할 때. 얼굴이 빨개지는 한 어른이 기침 소리를 하는 어른을 보게 된다. 그들이 다시 만난 것이다. 그들의 우정은 다시 깊어진다는 내용을 끝으로 얼굴 빨개지는 사람과 재채기를 해대는 사람의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누구나 한 명쯤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 어른이 된 우리도 마음 속 깊이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가지고 있다. 지금, 상뻬가­ 말한 성숙한 우정을 나눌 동반자를 떠올려보자. 그리고 서로에 대한 진심과 배려로 치유해보자.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저/1999/열린책들

 

 

열등감을 극복하는 해답 : 아픔의 공유

   아들러와 상뻬가 생각한 열등감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해답을 <얼굴 빨개지는 아이>가 담고 있다. 알프레드 아들러가 저서에서 말한 ‘열등감의 올바른 극복 방법’을 그림책으로 그린다면 장 자끄 상뻬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인간은 모든 생명체에서 가장 약한 존재 중 하나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힘이나 무기가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우리는 들소 무리가 머리를 맞대어 늑대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처럼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열등하다는 감정과 극복할 수 없는 약점은 우리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어려움에 압도되어 혼자서는 도저히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두 작가는 타인에 관심을 갖고 서로 협력하며 살아가는 ‘사회’적인 삶을 제시한다. 사회의 일원으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힘을 합쳐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사실을 책 속의 두 소년이 여실히 증명해 준다. 이들은 아픔을 공유함으로서 서로를 위로하고 정신적인 극복을 이뤄낸다. 스스로의 콤플렉스를 인정하면서 가슴 속의 아픔을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분으로 끌어안게끔 하는 것이다.

  이야기가 끝날 때쯤, 과연 마르슬랭과 르네의 콤플렉스는 완전히 치유됐을까. 결과는 그렇지 않다. 이들은 평생 자신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두 소년에겐 서로가 있기에 풍요로운 삶을 영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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