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화재 안전 점검

  우리학교가 위치한 장전동은 금정구에서 2년 연속으로 화재 최다 발생 지역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2013년에 31건,  2014년에는 28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연초부터 지금까지(5일 기준) 집계된 화재 사건만 벌써 9건에 달한다.

  과연 장전동에 사는 학생들의 집은 안전한 걸까? 지난 5일과 6일, 부대신문에서 장전동 일대 원룸 19곳을 무작위로 방문해 화재 대비 현황을 △소화기와 단독 경보형 감지기 △비상구 △화재 진압 방해 요소 등의 항목으로 나누어 점검해봤다.

 

 

소방 장비 없는 곳이 대다수

 
   

  우리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북문 인근의 원룸가를 찾아갔다. 인구 밀집 지역인 만큼 화재에 대한 대비가 각별히 요구되는 곳이다. 가정용 소화기와 단독 경보형 감지기는 화재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원룸 19곳 중 8곳이 소화기를 단 하나도 배치하지 않은 상태였다. 소화기를 각 층마다 배치한 곳은 6곳. 현행법에 맞게 각 층, 가구별로 소화기를 구비한 곳은 단 2곳에 불과했다. 소화기가 설치돼 있더라도 손에 잘 닿지 않을 만큼 높이 있거나 눈에 쉽게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이용은 어려워 보였다. 

  단독 경보형 감지기는 더욱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행법은 방마다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방문한 19곳 중 14곳이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김성렴(경영 14) 씨는 “소화기가 층마다 배치되어 있는지 인식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단독 경보형 감지기가 원래 원룸에도 있어야 하는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화재 시 대피로 차단 가능성 있다

 (위) 부엌과 현관이 맞닿아 있는 구조의 원룸은 화재 시 대피로가 차단될 수 있다(아래) 전기로 작동되는 원룸 출입문. 화재 시 단전으로 갇힐 수 있다

   학교 앞 원룸에 평균적으로 30가구 이상이 거주하지만 출입문은 하나뿐인 경우가 많았다.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피할 수 있는 출구가 단 한 곳뿐인 것이다. 비상구가 있다고 해도 잠겨있거나 장애물 등으로 가로 막혀 있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원룸 출입문이 전기를 이용해 열리고 닫히는 것이어서, 화재로 단전될 경우 출입문이 잠길 우려도 있었다. 

  부엌과 현관이 바로 붙어있는 원룸의 경우 화재 시 대피로가 차단될 위험성이 더 커보였다. 부엌에서 불을 다루는 일이 많기 때문에 화재 발생률이 높다. 불이 현관문으로 옮겨 붙게 되면 도어락에 가해진 열 때문에 녹게 될 수도 있다. 자칫하면 대피로가 차단돼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곳곳에 화재 진압의 장애 요소

 우리학교 북문 인근의 골목. 차량이 일렬로 주차돼 있어 소방차 진입이 어렵다

   원룸 건물간의 간격이 50cm도 채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경우에는 불길이 옆 건물로 옮겨 붙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건물 바로 옆으로 늘어선 고압선들은 위험천만해 보였다. 화재 발생 시 고압선이 불에 타면 주변 건물에 불길이 전해질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

  장전동 일대는 좁은 골목 때문에 소방로 확보에 취약한 상황이었다. 한 골목에서 경찰관들이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고 있었지만 주차된 차들은 쉽게 떠나지 않았다. 정경자(장전동, 74) 씨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에도 주정차들 때문에 불편한 점이 많은데, 화재와 같은 긴급한 상황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 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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