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교육에서 창의성이 중요한 화두로 등장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발전 단계와도 연관되어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선진국을 추격하는 단계에 있었다. 추격의 단계에서는 어떤 것이 문제가 되고 무엇이 답인지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에, 얼마나 빨리 따라잡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탈(脫) 추격 혹은 창조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스스로 정의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방법을 다각도로 탐색해야 하는 국면인 것이다. 
  창의성에 대한 정의도 각양각색이지만, 창의성은 “새롭고 동시에 중요하다.”는 뜻으로 널리 쓰인다. 어린아이들은 남들과 다른 그림을 잘 그리지만, 많은 경우에 그 작업이 중요하지는 않기 때문에 창의적이라 보기 어렵다. 의사가 질병을 치료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방법이 새롭지 않다면 창의적이라 볼 수 없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사고가 보여주는 특징으로는 민감성(sensitivity), 유창성(fluency), 유연성(flexibility), 독창성(originality) 등이 거론되고 있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중요한 문제를 감지하는 데 민감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데 막힘이 없으며,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고, 적절하지만 새로운 답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특징들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출발점은 잡종성(heterogeneousness)과 심화성(elaboration)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잡종성은 복수의 분야나 관념이 서로 만나서 섞이는 것을 뜻한다. 다윈은 비글호 항해 이후에 진화론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원예가들과 동식물 사육가들의 경험을 활용했으며, 맬서스의 <인구론>에서도 중요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물리학에 대한 이론적 탐구 이외에도 칸트 철학을 비롯한 광범위한 독서와 특허청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연결되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이질적 자원을 독창적으로 결합함으로써 훌륭한 업적을 달성했던 것이다.
  심화성은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발전시키고 그 해법을 끈질기게 찾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위대한 사상가나 과학자의 창의성은 한순간에 등장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숙성된 것임을 잘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이라는 경구를 통해 끈질긴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아웃라이어>의 저자 글래드웰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제창한 바 있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으면, 20대 시절에 잡종성과 심화성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공이나 취업에만 묶이지 말고 폭넓은 경험과 독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조그마한 의문이나 과제라도 그것을 끈기 있게 파헤치는 집요함도 발휘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모이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이 창의적으로 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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