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이건 사기업의 조직이건 간에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목표 달성을 쉽게 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있을까? 일단 능력 있는 사람들을 모아 놓을 수 있다면 목표 달성이 쉬우리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동물실험의 예를 한 번 들어보자. 인간은 수천 년 이상 동물을 가축화해왔고 또한 가축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예컨대 젖소의 경우에 젖 생산량을 높일 수 있게 품종을 개량하거나, 육우의 경우에는 빠른 시간 내에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많은 과학자가 참여해 성공시키기도 했다. 닭의 경우도 달걀을 많이 낳을 방안도 연구했다.

미국 퍼듀 대학의 윌리엄 뮤어(William Muir) 박사는 선택적 품종 개량을 통해 달걀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연구했다. 보통 양계장의 닭 우리 하나에는 아홉 마리에서 열두 마리의 닭을 넣어 기른다.

뮤어 박사는 두 가지 방법으로 실험을 했다, 하나는 수많은 우리에서 달걀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닭을 선별하는 방법이었고, 두 번째는 달걀 생산량이 가장 많은 우리의 닭 모두를 선별하는 것이었다.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마 첫 번째 방법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게 상식적이다. 왜냐하면 달걀을 많은 낳는 닭은 아마도 유전적으로 우수한 형질을 지녔을 가능성이 크고, 두 번째 경우에는 닭 우리 전체의 생산량이 많더라도 일부 닭의 경우에는 달걀을 잘 낳지 못하는, 즉 무임승차한 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험 결과는 이런 우리의 상식이 틀렸음을 말해준다.

뮤어 박사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첫 번째 방식으로 선별된 닭들이 6세대를 지난 뒤에 살펴보니, 우리 안에 집어넣은 닭 아홉 마리 가운데 여섯 마리가 죽고 세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게다가 살아남은 세 마리마저 그칠 줄 모르고 서로 공격하며 물어뜯어서 깃털 다 빠져 있었다. 각 세대에서 달걀 생산량이 가장 많은 닭을 선별했음에도 달걀 생산량은 계속 줄어들기만 했다. 도대체 우리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기에 이런 일이 생겼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생산성이 높은 닭은 같은 우리에 있던 다른 닭들의 생산성을 억제시키는 방법으로 자신의 생산성을 높였던 것이었다. 쉽게 말해 다른 닭의 모이도 빼앗아 먹었고, 자신의 힘을 이용해 좁은 공간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넓혔다. 요컨대 다른 닭을 착취함으로써 자신만 달걀을 많이 낳았던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같은 우리의 다른 닭은 제대로 달걀을 낳을 수 없었다. 뮤어 박사가 선택했던 닭은 각 우리에서 가장 ‘비열한’ 닭만 골랐던 것이고, 그 닭들은 6 세대가 지나자 '미친 닭'이 되어 있었다.

두 번째 실험의 경우를 살펴보자. 우리 안에 있는 모든 닭이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깃털도 모두 온전한 아홉 마리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달걀 생산량도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급증했다. 요컨대 생산성이 가장 높은 무리는 공격적 성향을 포기하고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협동적 자질을 선택한 집단이었다. 이 실험이 있은 후 가금류 업체는 달걀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두 번째 방법을 선택했다.

이를 인간사회에 적용해보자. 쉽게 축구팀을 얘기해 보자. 축구팀의 경우에도 공격진을 구성하는 데 있어 골 수가 많은 선수만 선발한다고 정말 많은 골을 넣고 우승할 수 있을까? 닭의 경우에서 보듯이 그렇지 않을 것이다. 골을 많이 넣으려는 이기적인 욕심을 가진 선수는 자신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하기 보다는 자신이 직접 골을 넣으려고 욕심을 부릴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료들 간에 불화가 생길 터. 당연히 팀 플레이는 실종되고 팀원 간에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자신에게 분명 슈팅 찬스가 왔지만, 자신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이타적으로 패스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이런 팀이 승리할 수 있고 결국 우승팀이 된다. 일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팀 가운데 하나인 맨유의 박지성은 바로 그런 이타적인 선수였다. 자신의 골 수 보다는 팀의 승리를 위해 헌신하는 선수였다. 그래서 언론은 그를 ‘소리 없는 영웅(unsung hero)’이라 불렀다. 드림팀이란 최고의 자질을 가진 구성원으로 만들어진 팀이 아니다. 서로 양보하고 이타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모여 있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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