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수업이 모두 끝난 11시 45분 즈음, 학생들은 굶주린 배를 안고 학생식당, 정문, 후문 등 이곳저곳을 향한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학생들로 붐비지만, 조금은 특별한 곳이 있다. 바로 ‘북문 밥집’이다. 점심시간이면 북문 거리는 항상 줄을 선 학생들로 가득하다. 학생들이 북문 밥집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강의를 듣는 건물과 가깝다는 점에서 북문을 찾았다. 사회관, 국제관, 경영관 등에서 수업을 듣고 오는 학생들이 많았다. 김형명(정치외교 석사 1) 씨는 “강의를 듣는 건물과 가깝다보니 학부 시절부터 북문을 자주 찾았다”고 말했다.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 가격도 학생들이 찾는 이유로 꼽혔다. 강지예(공공정책 3) 씨는 “정문에 비해 가깝고 맛도 괜찮은데다가 가격도 저렴해 자주 찾는다”고 전했다.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 학생들에게 북문은 특히나 중요했다. 집에서 혼자 밥을 먹기 싫을 때, 혹은 식사를 때울 반찬이 마땅히 없을 때 북문을 찾아온다. 김태환(기계공 1) 씨는“ 자취를 하는데, 집에서 해먹기 싫을 때 자주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북문만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인심’이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김문정(무역 2) 씨는 “가격도 저렴하고 반찬이나 밥을 더 주기도 한다”며 “다른 곳과 비교하면 북문의 인심이 최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문밥집을 운영하는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인심’을 학생들이 찾는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이다. 자식이나 손자 손녀 뻘의 어린 학생들이 많이 찾는 만큼 뿌듯함도 느낀다. ‘맛촌’에서 일하는 김숙자 씨는 “학생들이 밥을 잘 먹고 인사도 착하게 하고 갈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북문 거리의 모습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밥집뿐만 아니라 카페, 스몰비어 등도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도시락이나 밥버거처럼 더 저렴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곳도 늘고 있다. 그래서인지 밥집을 찾는 학생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할미식당’에서 일하는 김진호 씨는 “북문에 더 저렴하게 음식을 파는 곳이 늘면서 찾는 학생들이 줄어든 편이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를 떠난 후에도 북문 밥집을 잊지 않고 찾아온 졸업생도 있어 힘이 난다고 한다. ‘부광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얼마 전에는 졸업한 지 12년이 된 졸업생이 자식들과 아내와 함께 찾아왔었다”며“ 졸업 후 가장이 돼서도 잊지 않고 찾아줘서 고맙고 뿌듯했다”고 전했다.

다른 곳과 달리 언제나 인심이 가득한 북문 밥집. 오늘도 북문 밥집은 배고픔을 달래주며 학생들을 미소 짓게 한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